[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내가 봐도 너무 극명했다.”

롯데 ‘토종 에이스’ 박세웅(29)이 냉정하게 자기를 돌아봤다. 자가진단 결과는 간단했다. ‘기복’을 줄여야 한다. 후반기 5강을 정조준하는 롯데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박세웅은 전반기 17경기 94이닝, 6승 6패, 평균자책점 5.36을 기록했다. 롯데가 기대한 수치는 아니다. 지난 3년간 꼬박꼬박 150이닝 이상 던지면서 3점대 평균자책점을 생산했다.

올해도 이닝은 예전처럼 던질 전망이다. 시즌 169이닝 페이스다. 문제는 ‘내용’이다. 단순히 이닝 많이 먹는다고 에이스라 할 수는 없다.

박세웅도 알고 있다. “돌아보면 매 경기 안 좋아서 지금 성적이 나온 것이 아니다. 잘 던질 때와 아닐 때 차이가 너무 컸다. 그러면서 시즌 전체적으로 안 좋은 것처럼 두드러지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최대한 기복 없는 경기 하고 싶다”고 짚었다.

실제로 그랬다. 시즌 초부터 ‘퐁당퐁당’ 연속이다. 지난 4월18일 LG전부터 5월1일 키움전까지 세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를 만들기도 했다. 이를 제외하면 ‘한 번 잘하면 다음은 못하는’ 형국이 계속된다.

6월 들어서는 네 경기 연속 4실점 이상 기록하기도 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인 3일 두산전에서도 4이닝 6실점으로 주춤했다. 팀도 패했다.

박세웅은 “데이터도 많이 본다. 좋을 때나 아닐 때나 크게 차이가 없기는 하다. 빗맞은 안타가 나오기도 한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것까지도 이겨낼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데이터팀에서 계속 자료를 받는다. 감독님도 볼 배합 같은 부분에 관해 이야기 많이 해주신다. 경기 풀어가는 방법도 알려주신다. 나도 그 누구보다 마운드에서 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세웅은 “전반기는 좀 답답했다. 이제 잘해야 한다. 우리 팀도 초반 안 좋다가 계속 좋아지는 추세다. 후반기는 더 잘할 수 있다. 좋은 성적으로 시즌 마무리할 수 있다. 내가 가장 먼저 분발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애런 윌커슨이 1선발 위용을 뽐내고 있다. 후반기 찰리 반즈가 돌아온다. 8일 SSG전 등판이 유력한 상태다. 박세웅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1~3선발이 확실한 팀은 크게 처지지 않는다. 가을을 노리려면 박세웅의 힘이 필요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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