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축하와 위로를 위한 자리가 언제부턴가 부담스러운 일로 변모했다.

경제 불황으로 주머니 사정이 안 좋기 때문이다. 주최자는 비용이 부담이고, 참석자는 경조사비를 얼마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웨딩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웨딩홀의 평균 예식 비용은 8만 원 안팎이다. 호텔 웨딩홀의 경우 식대만 13~20만 원이다. 홀 대관료와 꽃값 등을 계산하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한다.

축의금을 내는 하객들의 발걸음도 무겁다. 축의금으로 10만 원 36.7%, 20만 원 3.3%로 조사됐다. 그런데 5만 원을 보내고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는 수가 52.8%로 가장 많았다.

결혼 비용 부담으로 인해 ‘스몰웨딩’이 유행했으나, 이젠 ‘노웨딩’까지 등장해 결혼문화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미혼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이 ‘상대와 의견이 맞는다면, (결혼식을) 생략해도 된다(37.8%)’라고 답했다. ‘(결혼식이) 꼭 필요하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20.8%에 그쳤다.

결혼식을 진행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집 장만 등 ‘예식 대신 더 필요한 곳에 지출하고 싶어서’가 40.7%, ‘예식 비용 부담이 커서’가 25.2%, ‘하객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가 3.7%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례식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장례식장 위치, 비용, 시설, 규모 등이 부담스럽다. 크게 병원 장례식장과 독립 장례식장, 공설 장례식장으로 나뉘는데,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사망한 93세 모친을 자신의 차량 조수석에 싣고 시신을 직접 운반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현지에서는 시신 운송이 장례 전용으로 예약된 특수 장비를 갖춘 차량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여성은 숨진 모친을 파리에서 120km 떨어진 외르 지역의 별장으로 옮긴 이유에 대해 장례식장 운송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1.1%가 ‘경조사 참석 횟수를 줄였다’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경조사비 지출이 부담스럽다’는 응답이 20대 24.7%, 30대 17.1% 순으로 나타났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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