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올해로 데뷔 34년을 맞이하는 이영애가 부침 심한 연예계에서 오래 버틸 수 있었던 이유로 ‘혼자만의 거리두기’를 꼽았다.

16일 패션 매거진 ‘하퍼스 바자’에서 이영애와 랄프 로렌 컬렉션이 함께한 8월호 커버를 공개했다.

‘낯선 이방인’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화보 촬영에서 이영애는 따뜻하면서도 서늘한, 우아하면서도 처연한, 다채로운 얼굴을 드러내 보였다.

촬영 후 인터뷰에서 이영애는 드라마 ‘구경이’ ‘나를 찾아줘’ ‘마에스트라’까지 점점 더 도전적인 작품을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출산과 육아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새로운 걸 시도할 자신감이 생겼다. 엄마가 되고 새로운 감정들을 접하고 나니까 배우로서 깊어졌다고 할까?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졌고, 점점 더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어졌다“라고 말했다.

아내이자 엄마, 배우로서 자신의 소신도 밝혔다. 그는 “20대는 질풍노도의 시기였다. 좌충우돌하면서 정말 열심히 일했다. 일이 좋았으니까 그렇게 뛸 수 있었고 30대 때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작품을 만났다. 말하자면 가만히 누워서 작품이라는 열매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지 않았고 그 기회를 획득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 계속 땅을 파고, 밭을 갈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결혼 전까지 그 어떤 미련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고 덕분에 아이를 낳고 육아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 시기가 저에게는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다. 혹여 나중에 배우로 돌아갔을 때 내 자리가 조금 줄어든다 한들 후회는 없겠다 싶을 정도로. 얼마 전에 김혜자 선생님 인터뷰를 봤는데 ‘등가 교환’이라는 사자성어를 말씀하시더라.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고 세상은 뭐든지 공평하다.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영애는 지금까지 배우로서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선 ‘거리 두기’ 덕분이라고 답했다. 그는 “배우는 사람을 만나고 결국 사람에 접근해야 하는 직업이다. 한 인물에 대해 연구하고 다른 사람으로 살다가 다시 또 잘 빠져나오려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고 뿌리를 내리고 그 뿌리를 굳건히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저 같은 경우에는 그 시간을 일종의 거리 두기로 채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직업은 어렸을 때부터 잘한다, 예쁘다 같은 말을 수도 없이 듣는다. ‘내가 진짜 예쁜가? 정말 잘하나?’ 싶다가도 아무것도 아닌 가짜 뉴스나 말도 안 되는 루머로 사람들이 나를 찔러대면 나 혼자 비대하게 부풀린 풍선이 ‘펑’ 하고 터져버린다. 이 직업은 때론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나요. 다른 사람이 내 굴뚝에 와서 불을 지피고 간다. 이런 세계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내면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자기만의 무언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영애와 랄프 로렌 컬렉션이 함께한 화보와 인터뷰는 ’하퍼스 바자‘ 8월호와 웹사이트에서 만나 볼 수 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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