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한국 양궁의 ‘영웅’ 임시현(한체대)은 지난 1년간 정신없이 달려왔다.

임시현은 3일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4강에서 전훈영(인천시청)을 이긴 임시현은 결승에서 남수현(순천시청)까지 잡으며 집안싸움에서 모두 승리하고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임시현은 여자 단체전, 혼성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석권해 이번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 최초로 3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른 데 이어 다시 한번 모든 종목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대회에서 따낸 금메달만 무려 6개에 달한다.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연 임시현은 “즐기면서 대회에 임했다. 과정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하니 실제로 결과가 나왔다. ‘이게 되네’ 싶은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임시현은 4강, 결승에서 모두 한국 선수를 상대해 승리했다. 그는 “정말 서로 즐겁게 해보자고 했다. 주먹을 ‘맞다이’하고 나갔다”라며 웃었다. 이어 임시현은 “한국 선수를 만나 오히려 과정에 집중할 수 있었다. 둘 중 한 명은 무조건 결승에 가고 우승하는 상황이라 그것마저 영광스럽게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한 끗 차이의 승리였다. 4강에서도, 결승에서도 임시현은 근소하게 앞섰다. 다만 마지막 발은 모두 10점에 적중하는 집중력으로 승리에 도달했다. 임시현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한 것도 있다. 나를 믿고 했기 때문에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임시현은 쉼 없이 달려왔다. 아시안게임과 올해 세 번의 월드컵, 그리고 올림픽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이었다. 그는 “이제 속이 후련하다. 두 발 뻗고 자고 싶다. 오늘은 조금 즐기고 싶다”라는 말로 금메달을 기쁨을 이야기했다

임시현은 2003년생으로 만 21세에 불과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임시현은 “다음 LA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열심히 해야 한다. 바늘구멍을 다시 통과해보겠다”라는 말로 4년 후를 기약했다. 더불어 “김우진 선수처럼 되는 게 목표다. 오빠의 장점은 꾸준함이다. 그 정도 위치에서 꾸준히 하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될까 싶다. 옆에서 많이 배우겠다”라며 남자부의 김우진처럼 롱런하겠다는 각오도 이야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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