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아버지로서 옆에서 지켜보는 게 참 힘들었다.”

안세영의 부친 안정현씨는 5일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 샤펠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을 그 누구보다 초조하게 지켜봤다. 딸 안세영(삼성생명)의 경기였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고생했다. 연말에는 생각보다 부상 상태가 심각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안세영은 결국 부상을 안고 통증을 참는 형태로 대회를 준비하기로 했다.

고생 끝에 안세영은 금메달을 획득했다.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를 여유롭게 2-0으로 잡고 승리하며 1년 사이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그리고 올림픽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지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기뻐한 안씨는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정말 초조하게 볼 수밖에 없었다. 결승전이라 정말 떨렸다”라면서 “딸이 장하고 자랑스럽다. 큰일을 해냈다”라며 기뻐했다.

안씨는 복싱 선수 출신이다. 강인한 체력과 근성을 딸에게 물려줬다. 같은 운동선수 출신이라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안다. 그는 “나는 올림픽에서 뛰어 보지 못해 딸이 어떤 기분을 느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대단한 무대 아닌가. 떨렸을 텐데 잘 해낸 것 같다. 대단하다”라며 안세영을 칭찬했다.

험난한 과정이었다. 안씨는 “딸이 아파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게 아버지로서 힘들었다. 안타깝고 걱정도 많이 됐는데 잘 이겨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안세영은 이날 우승 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안일했던 부상 관리를 지적하는 폭탄 발언을 했다. 안씨는 “세영이도 나름의 생각이나 입장이 있는 것 같다. 협회와 잘 조율해 해결되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안세영과 협회 사이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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