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허빙자오(9위·중국)가 패자의 품격을 보여줬다.

허빙자오는 지난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안세영(삼성생명)에게 세트 스코어 0-2(13-21 16-21)로 패했다. 허빙자오는 패한 뒤 안세영과 웃으며 포옹했고 우승을 축하했다. 이들을 바라보며 관중은 박수갈채를 보내줬다.

무엇보다 8강에서 안세영의 천적 천위페이(3위·중국)를 꺾은 허빙자오는 4강에서 카롤리나 마린(4위·스페인)을 만나 기권승을 거뒀다. 마린은 1세트를 따낸 뒤 2세트에도 10-8로 앞섰는데,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를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허빙자오는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는 안세영에게 패한 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상식에서 오른손에는 스페인 팀 배지를 들고 섰다. 부상으로 기권한 마린을 위한 것이었다. 마린은 부상으로 3,4위전도 치르지 못했다.

마린의 부상을 끝까지 잊지 않고, 배지를 통해 그를 향한 미안함과 쾌유를 빈 것으로 보인다. 허빙자오는 시상식이 끝난 뒤 “뛰어난 선수인 마린에게 미안하다”라고 말하며 “시상식에 선 나를 마린이 보기를 바랐다. 그가 곧 회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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