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한국 여자 태권도 간판 이다빈(27·서울시청·세계랭킹 4위)이 파리에서도 그랜드슬램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10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67㎏초과급 4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스베틀라나 오시포바(9위)와 겨뤄 라운드 점수 0-2(3-3 5-9)로 완패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패한 중국의 저우 쩌치(10위)를 2-1로 누르면서 포효한 이다빈은 기세를 몰아 결승행을 그렸다.

그러나 오시포바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장기인 전갈 차기에 흔들렸다.

이다빈은 1라운드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왼발 차기에 상대 머리를 저격했는데 비디오 판독을 거쳐 득점으로 인정받으며 3-0으로 앞섰다. 그러나 경기 종료 15초를 남겨두고 오시포바의 전갈 차기에 이다빈이 실점했다. 3-3 동점으로 끝났으나 오시포바가 누적 득점에서 앞서 이겼다.

2라운드 들어서는 이다빈이 오시포바 기세에 짓눌렸다. 오시포바는 초반부터 정확한 발차기로 이다빈의 얼굴을 저격, 3점을 얻었다. 지속해서 안쪽에서 바깥쪽을 향하는 전갈 차기로 이다빈을 몰아세웠다.

종료 44초를 남겨두고 둘은 몸통 공격을 주고받았다. 2-5로 뒤진 이다빈은 종료 15초를 남겨두고 감점 1점까지 받으면서 추격 동력을 잃었다. 결국 종료 8초를 남겨두고 다시 오시포바에게 머리 공격을 허용하면서 2-9까지 벌어졌다. 이후 오시포바가 연달아 감점을 받았지만 승리를 지켜내는 데엔 지장이 없었다.

1996년생인 이다빈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 미뤄져 2021년 열린 도쿄 대회에서 결승까지 진격했지만 밀리차 만디치(세르비아)에게 아쉽게 져 은메달을 목에 건 적이 있다. 당시 부상 투혼이 화제였다.

2014년부터 대표팀에서 활약한 이다빈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62㎏급,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67㎏ 초과급에서 우승하며 2연패했다.

또 2016년 마닐라 아시아선수권대회와 2019년 맨체스터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섰다. 커리어에서 유일하게 없는 금메달이 올림픽이다. 파리에서 그랜드슬램에 재도전했으나 아쉽게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