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그냥 다른 것 말고, 체육만 하자는 얘기죠.”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대한체육회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문체부의 ‘예산 직접 집행’이 마침내 시작됐다. 이미 여러 차례 체육계 개혁을 말했다. 유인촌 장관도 단호했다.
유인촌 장관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마레 지구에 문을 연 ‘파라 팀 코리아하우스’ 개관식 현장을 찾았다. 축사를 전했고, 시설을 둘러봤다. “알차게 잘 준비했다. 굉장히 기대가 크다”며 호평을 남겼다.
2024 파리 패럴림픽 현장 방문이 목적이다. 그러나 현안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체육회와 ‘극한 대립’이 이어지는 중이다. 2024 파리 올림픽 전부터 그랬다.
일단 올림픽이 시작되면서 수면 아래로 내려갔으나 “올림픽 이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실제로 움직였다. 대한배드민턴협회, 대한축구협회 등 대상도 거의 전방위다. 결국 ‘최종 타깃’은 체육회다.
27일에는 일종의 상징적인 일이 벌어졌다. 문체부가 편성한 2025년도 예산안이 통과됐다. 전체 예산은 7조1214억원이다. 이 가운데 생활체육 예산 416억원을 지자체가 시도체육회에 집행하도록 이관했다.
지금까지 생활체육 예산은 대한체육회를 거쳐 지방체육회에 교부했다. 이것을 틀었다. 체육회를 뺐다. ‘패싱’이다. 그동안 문체부는 체육회에 42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보냈다. 416억원은 약 9.9%다. 10% 가까운 금액이 빠졌다. 문체부가 예산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휘두른 셈이다.
유인촌 장관은 “생활체육이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은 다른 것 없이 ‘체육만 열심히’ 하면 된다. 그러면 다 좋아진다. 다른 것을 더 하려고 하면 안 된다. 그러면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 떨어지는 것 아닌가. 체육에 집중하자는 거다”고 했다. 체육회를 겨냥한 말로 풀이된다.
이어 “생활체육뿐만 아니라 학교체육도, 엘리트체육도 그렇다. 솔직히 예전만 못하지 않나. 학교체육은 특히 그렇다. 내가 장관으로 있던 2008년과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환경이 많이 바뀌지 않았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이 됐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과거와 비교해 선수들도 완전히 달라졌다. 세대교체가 된 것 아닌가. 그에 잘 맞춰줘야 한다. 좋아지도록 해야 한다. 이번에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속도도 낼 전망이다. 오는 31일까지 패럴림픽 현장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을 응원하고 귀국한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면 ‘진짜’가 시작될 수 있다.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유인촌 장관은 “시간이 많지 않다. 멀지 않은 때에, 전반적인 개혁 방안이나 기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정책 방향 등을 잡겠다. 엘리트, 생활, 유소년 등 각 부분에 따라 다르게 가야 한다. 여러 의견 듣겠다. 우리가 일방적으로 할 수는 없다. 체육인들 의견을 듣고 같이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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