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황혜정 기자] 커브 하나만큼은 명불허전이었다. 상대 타선도 투수의 느리지만 각 큰 커브에 번번이 타이밍을 놓쳤다.

롯데 좌투수 정현수(23)가 느린 커브를 앞세워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과 원정경기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호투했다. 허용한 안타는 단 1개였다.

이날 정현수의 결정구는 시속 110㎞대 느린 커브였다. 타자의 좌·우 보더라인에 꽂히는 예리한 제구와, 타이밍을 앗아내는 영리한 느린 커브의 경우, 회전수(RPM)는 리그 최상위 수준인 3000대 초반이 꾸준히 찍혔다.

특히 2회말 키움 장재영을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시속 140㎞가 안 되는 속구로 헛스윙을 이끌어 낸 뒤, 좌·우 보더라인에 꽂히는 시속 116㎞ 느린 커브 2개를 연달아 던져 루킹 삼진을 낚아냈다. 허를 찔린 장재영은 그저 지켜만 보다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2024년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신인 정현수의 반전 활약이다. 지난 6월23일 고척 키움전에서 선발 기회를 처음 받은 정현수는 3개월 지난 뒤 통산 3번째 선발 등판 무대에서 드디어 인상적인 호투를 펼쳤다.

첫 선발등판 당시 2.1이닝 동안 사사구 5개를 내주며 1실점 조기강판했고, 지난 24일 삼성전에선 3이닝 동안 사사구 3개를 내주며 3실점했다. 그러나 이날 등판은 달랐다. 사사구는 1개만 내준 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82구를 던진 정현수는 슬라이더(36구), 속구(27구), 커브(19구)를 구사했다. 스트라이크는 56차례 잡아내 제구 능력도 뽐냈다. 슬라이더 시속 121㎞~132㎞, 커브 시속 111㎞~121㎞로 시속 차이를 만들어 내 키움 타선의 타이밍을 앗아냈다.

정현수는 승리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롯데가 승리하면 정현수는 감격적인 프로 첫 승을 맛본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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