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버추얼(가상)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가 연일 K팝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엔믹스와 태민마저 꺾었다. 기세가 만만치 않다.
플레이브가 지난달 20일 발매한 새 디지털 싱글 ‘펌프 업 더 볼륨!’이 21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의 ‘핫 100’과 ‘톱 100’ 차트 모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플레이브의 이 같은 인기는 올해 멜론 ‘톱 100’ 1위에 오른 보이그룹이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콘크리트 차트로 통하는 올해 멜론 톱100 1위는 아이유 ‘러브 윈스 올’, 비비 ‘밤양갱’, 에스파 ‘수퍼노바’, 아일릿의 ‘마그네틱’ 등이다. 또한 역대 멜론 톱100 1위에 오른 K팝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는 방탄소년단, 빅뱅, 엔시티 드림, 세븐틴, 엑소 다섯 그룹에 불과한 것에 미뤄보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또한 지난달 31일 방송된 MBC ‘쇼! 음악중심’에선 엔믹스와 태민을 꺾고 1위 트로피도 손에 쥐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보이그룹들이 여성그룹에 비해 음원차트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며 “반면 플레이브는 ‘기다릴게’ ‘왜요 왜요 왜?’ ‘여섯번째 여름’ 등 이지 리스닝 음악을 꾸준히 선보이며 대중의 인지도를 높여나갔다”고 말했다.
◇ 연일 신기록 행진 플레이브, 인기 요인은 ‘사람 냄새’
플레이브는 하민, 노아, 예준, 밤비, 은호로 구성된 5인조 버추얼 보이그룹이다. 2D 형식의 아이돌인 이들은 카메라와 특수 장비 등을 활용해 사람인 본체를 캐릭터로 변환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가상 아이돌과 차별화된다.
플레이브 소속사 블래스트 이성구 대표는 “플레이브는 기술은 버추얼 기술을 사용하지만, 안에 내용물은 ‘사람 냄새’가 진하게 풍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준비할 때부터 멤버들이 직접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드리려 노력했다”며 현실에 기반한 ‘본캐’가 있다는 점을 플레이브의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플레이브가 써 내려간 ‘최초’의 기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발매된 미니 2집 ‘아스테룸 : 134-1’ 활동에서, 플레이브는 지상파 음악 방송 1위에 등극한 바 있다. 이는 버추얼 아이돌로서는 ‘최초’의 기록이다.
또한 앨범의 누적 스트리밍이 10억을 달성하며 멜론의 전당 ‘빌리언스 클럽’에 역대 최단 기록으로 이름을 올렸고 첫 단독 콘서트는 선예매 티켓 오픈에서 7만 명이 넘는 팬들의 동시 접속을 이끌었다. 플레이브는 오는 10월 5~6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팬 콘서트 ‘헬로, 아스테룸!’ 앙코르’를 연다.
◇ 대기업도 뛰어든 버추얼 아이돌…제2의 플레이브 나오나
버추얼 아이돌은 더이상 소수의 마니아 문화가 아닌 K팝의 한줄기로 자리잡았다. 플레이브가 보여준 성과는 가요계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덕분에 버추얼 아티스트 시장도 활기를 얻고 있다. 특히 수많은 인기 그룹을 보유한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도 일제히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지난 6월 걸그룹 신디에잇을 론칭했고, SM엔터테인먼트는 첫 번째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 데뷔를 앞두고 있다. 나이비스는 6월 그룹 에스파의 단독 콘서트에서 깜짝 공개됐다.버추얼 휴먼 전문기업 온마인드가 제작한 신인 버추얼 보이그룹 이오닛도 지난달 데뷔했다.
자본력과 시장 노하우를 갖춘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신인 버추얼 아이돌이 대거 출격을 예고했다. 열기가 뜨거워 시장의 판도가 바뀔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감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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