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직=김동영 기자]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 경기 얘기가 아니다. 야구장 얘기다. 폭염특보가 내린 상황에서 열린 낮 경기.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롯데와 한화는 14일 오후 2시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4 KBO리그 정규시즌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를 시작했다. 경기는 롯데가 한화에 리드하고 있다.

문제는 다른 쪽이다. 이날 오전 10시 이미 부산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30도룰 훌쩍 넘긴 날씨다. 9월 중순에 접어들었지만, 폭염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경기 전 롯데 김태형 감독은 “오늘 날씨 보셨냐. 진짜 너무 덥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화 김경문 감독 역시 “오늘 정말 덥다”고 했다. 선수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추석 연휴 첫날을 맞아 사직구장에 많은 팬이 들어왔다. 2만1514명이 찾았다. 특히 이날 ‘최동원 선수 메모리얼데이’로 레전드 고(故) 최동원을 기리는 날로 잡았다. 롯데 팬이 당연히 많지만, 한화 원정팬도 3루 쪽에 적잖이 자리 잡았다.

뜨거운 태양을 피할 곳이 없다. 테이블석에 앉은 팬들은 우산을 펼쳐 햇빛을 방어했다. 모든 관중이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온열환자가 잇달아 발생했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오후 4시36분 현재 총 23명 환자가 나왔다.

의무실 진료 후 휴식을 취한 환자가 15명이다. 병원 진료 및 귀가 조치한 관중은 6명이다. 구급차를 통해 후송된 팬도 두 명이나 있다.

원래 이날 경기는 토요일 경기이기에 오후 5시 열려야 했다. 지상파 중계가 잡히면서 낮 2시로 변경됐다. 공중파 중계는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

대신 날씨가 더워도 너무 덥다. 롯데 관계자는 “이미 발생한 환자도 있지만, 추가로 더 나올 수도 있다. 계속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여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기상청이 사계절을 재설정하는 논의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나왔다. 단순히 6~8월을 여름으로 놓을 수 없게 됐다는 의미다.

KBO리그도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여차하면 9월까지 여름으로 놓고 경기 시간을 정해야 할 수도 있다. 너무 뜨거워 문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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