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자타공인 현세대 최고 출루 머신이 역대 최고로 올라섰다. 이제 한 시즌이 아닌 KBO리그 역사에 도전한다. LG 리드오프 홍창기(31)가 역대 출루율 1위에 자리했다.

홍창기는 지난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더블헤더 두 번째 경기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총 4타석을 소화했고 그러면서 통산 타석수가 3003타석이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통산 기록 기준선인 3000타석을 넘겼다. 즉 KBO리그 통산 기록 입장권을 획득했다.

그리고 바로 정점에 올랐다. 21일 기준 홍창기의 통산 출루율은 0.430. 전설 장효조의 통산 출루율 0.427를 넘어 이부문 1위가 됐다. 홍창기와 장효조에 이어 김태균(0.421) 양준혁(0.421) 이정후(0.407) 김기태(0.407)가 통산 출루율 부문 공동 5위 안에 자리했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출루율에 있어 최고로 우뚝 선 홍창기다.

놀랍지만 마냥 놀라운 일은 아니다. 어느덧 5년째 쉬지 않고 1루 베이스를 밟고 있다. 주전으로 도약한 2020년부터 홍창기는 4할 출루율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당해부터 21일까지 출루율 0.431을 기록했다. 2020시즌부터 올시즌 포함 5시즌 중 4시즌 출루율 0.400 이상을 찍었다.

공이 회전하는 방향까지 인지하는 탁월한 선구안.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모든 공을 안타로 연결하는 빼어난 콘택트 능력이 조화를 이룬 결과다. 단순히 출루율만 기형적으로 높은 게 아니다. 타율 또한 2020년부터 0.314다. 더불어 찬스에서 한층 더 정교하다. 2021년부터 득점권 타율이 0.372에 달하며 올시즌 득점권 타율은 0.392다.

중요할 때 더 크게 빛난다. 팀의 운명이 결정되는 이번 달에 특히 그렇다. 홍창기는 9월 타율 0.424 출루율 0.471을 올리고 있다. 1번 타자로서 득점 문을 여는 것은 물론, 하위 타순이 만든 찬스를 타점으로 연결한다. 9월 득점권 타율은 0.538에 달한다.

올시즌을 앞두고 자동 볼 판정(ABS) 시스템이 홍창기의 눈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런데 홍창기의 눈은 기계보다 정확하게 돌아간다. 2021년(출루율 0.456)과 2023년(출루율 0.444)에 이어 올해(21일 기준 출루율 0.444)까지 통산 세 번째 출루 타이틀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물론 앞으로 그라운드에 설날이 많이 더 남았다. 21일 기준 통산 출루율 0.430이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다. 그래도 분명한 점은 앞으로 홍창기의 모든 타석이 한국 야구 역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야구에서 특히 중요한 출루율에서 전인미답 0.430의 벽을 넘어서려는 홍창기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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