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심지어 외계인설이 나올 정도다. 혹시 크립톤 행성 출신인가?

오타니는 지난 나흘간, 토르처럼 그라운드에 천둥 같은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도류를 꺼내들고 나올때부터 특출난 선수란 건 알았지만, 현재 모습은 경이로울 정도다.

메이저리그(ML)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는 최근 4경기에서 타율0.778에 5홈런 13타점 6도루를 기록했다. 믿기 힘든 기록이다. 그것도 ‘50-50’을 달성하며 작성한 성적표다.

오타니는 지난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 경기에, 여느 때처럼 1번타자로 나와 6타수 6안타 3홈런 2도루 10타점을 폭발했다.

당시 ‘48-49’였는데 이날 경기 활약으로 단숨에 ‘50-50’ 클럽을 넘어 ‘51-51’에 입성했다. ML 140여년 역사의 새로운 레전드가 된 경기였다.

난관이라고 여겼던 ‘50-50’을 돌파한뒤 잠시라도 쉬어갈 줄 알았다.

그러나 오타니는 그런 작은 우려(?)까지 펜스로 넘겨버렸다. 그동안의 부담을 지워낸듯 더 폭주해 버렸다.

21일 다저스타디움으로 돌아온 오타니는 홈팬들 앞에서 홈런과 도루를 하나씩 더 적립하며 ‘52-52’까지 기록을 늘렸다. 5회 세번째 타석에서 52번째 아치를 그렸는데, 하이패스트볼을 공략해 타구를 펜스 너머로 보내버리는 어마어마한 힘과 기술을 뽐냈다.

22일 홈에서 가진 콜로라도와의 2차전에서는 타구가 펜스를 넘어가진 못했지만, 발은 여전히 바빴다. 3출루 경기로 도루 1개를 추가했다. ‘55-55’를 향한 전광판에 ‘52-53’이 찍혔다.

그리고 23일 콜로라도와의 3차전에서 다시 폭발했다. 5타수 4안타 1홈런 2도루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이날 9회 극적인 동점 홈런1개와 멀티 도루로 53홈런 55도루까지 거침없이 진격했다.

대망의 ‘55-55’까지 홈런 2개만 남겨놓게 됐다.

지난 나흘간 대폭발한 오타니는 7할 타율의 엄청난 적중률을 바탕으로 5홈런 6도루를 적립하며, ML의 역사를 송두리째 바꾸며 새롭게 쓰고 있다. 55-55’를 넘어 ‘60-60’까지 기대하게 만들 정도의 위력이다. 어느별 출신인지 궁금증을 자아낼 정도다.

그 과정에서 오타니는 3할 타율에 복귀했고 32연속경기 도루를 성공했다. 올시즌 56도루에 도달하며, 스즈키 이치로가 2001시즌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세운 아시아선수 한시즌 최다도루(56개)와 타이를 이뤘다.

오타니의 도루 적중률은 93.2%에 달한다. 59회 시도해 55회 성공했다. 실패는 4차례에 그친다. 멈추지 않는 오타니의 발은, 앞으로 6회만 더 다음 베이스에 안착하면 1975년 데이브 로페즈가 세운 프랜차이즈 최다연속기록인 ‘38’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24일 현재 오타니의 성적은 153경기에 나와, 184안타 53홈런 55도루 123타점 128득점 타율 0.301 OPS 1.023이다.

오타니가 외계인급의 활약상을 보이지, 호외를 뿌리는 일본매체는 말할것도 없고, 미 현지매체에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베이브 루스, 윌리 메이스, 미안해. 오타니가 야구의 GOAT”라고 썼고 LA타임즈는 “오타니는 또다른 차원의 위대함에 도달했다”라고 보도하며 주목하고 있다.

LA다저스의 올시즌 잔여 경기는 6개다. 25일(한국시간)부터 샌디에이고와의 3연전, 그리고 콜로라도와의 3연전이다.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은 23일 콜로라도 상대 역전승을 거둔 후 오타니에 대해 “인간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크레이지 모드’ 오타니가 인간의 탈을 쓴 채, 남은 경기에서 한계를 초월해 어디까지 갈지 기대를 안 가질수가 없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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