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릉=김용일 기자] “최준을 어디에 둬야 하나.”

FC서울 김기동 감독이 예기찮은 딜레마와 마주했다. 주포지션인 오른쪽 풀백 뿐 아니라 올 시즌 3선에서도 제몫을 하는 최준의 활용법을 두고서다.

김 감독은 지난 20일 강원FC와 K리그1 34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최준을 다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진에 올렸다. 앞서 2경기에 본업인 풀백으로 최준을 썼는데 미드필더로 다시 돌린 것이다.

서울의 현주소와 맞닿아 있다. 김 감독이 지향하는 공수 전환에서 3선 자원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러나 수비형 미드필더 지역에서 이승모의 파트너가 자주 바뀐다. 기성용이 장기 부상으로 빠진 뒤 류재문, 황도윤 등이 기용됐으나 김 감독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지난 여름부터 최준을 깜짝 대체자로 기용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타이트한 수비력 뿐 아니라 연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문제는 오른쪽 측면 경쟁력이 이전보다 떨어진 점이다. 윤종규를 내보냈으나 기복이 따랐다.

김 감독은 지난 여름 트레이드를 통해 원두재(코르파칸)를 영입해 3선을 보강하고, 최준을 다시 오른쪽 풀백으로 두려고 했다. 그런데 원두재의 전 소속팀 울산HD와 트레이드 합의가 깨지면서 여의찮았다. 어쩔 수 없이 최준을 3선에 오래 두게 됐다.

서울은 공격으로 전환할 때 풀백 최준의 속도와 질 좋은 크로스로 여러 기회 창출을 해왔다. 자연스럽게 최준이 3선에 올라가면 미드필더 싸움엔 도움이 되나, 측면 경쟁력은 떨어진다.

강원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이런 고민을 언급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를 더 애태우게 한 건 결과였다. 서울은 전반 루카스와 린가드가 각각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놓쳤다. 후반 1분 만에 상대 코너킥 때 김영빈에게 선제 결승골을 허용했다.

서울은 막판 반격에 나섰으나 수세 때 5-4-1로 돌아선 강원 수비 블록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막판 류재문을 3선에 교체로 투입하고 최준을 풀백으로 돌렸는데 큰 결실은 보지 못했다. 김 감독은 “상대가 5-4-1로 내려서고 가운데가 타이트했다. 그럴 때 사이드 돌파와 크로스가 나와야 하는데 하나도 없었다”며 “준이가 크로스가 좋아서 윤종규를 빼고 (풀백으로 썼는데)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최준은 이날 공격 진영으로 향하는 패스 시도가 팀 내 1위(20회)였다. 미드필더 중 가장 많은 패스 시도(88회)도 눈에 띄었다. 이런 점이 김 감독의 고민을 깊어지게 만든다. 최준만큼 3선의 믿음직한 대체자가 없다.

서울은 이날 패배로 승점 50으로 제자리걸음, 4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52)와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목표로 둔 아시아 무대를 바라보려면 최준 딜레마부터 해소해야 할 상황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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