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희비가 제대로 엇갈렸다. 삼성은 아쉬움을 삼켰다. KIA는 덕을 본 경기다. 하늘의 심술이 묘하다.

삼성과 KIA는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24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렀다. 정확히는 '치르다 말았다'고 해야 한다.

삼성이 6회초 1-0으로 앞섰다. 선두타자 김헌곤의 우월 솔로포가 터졌다. 르윈 디아즈가 볼넷을 골랐다. KIA 선발 제임스 네일 강판이다. 강민호가 바뀐 투수 장현식을 상대로 볼넷을 다시 뽑았다. 무사 1,2루다.

이미 꽤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상황. 그칠 줄 몰랐다. 심판진이 모였다.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오후 9시24분이다. 이후 오후 10시9분 최종 중단이 결정됐다. 강우 콜드가 아니다. 서스펜디드 게임이다.

6회초 삼성 공격 중이다. 6회말 KIA는 공격을 하지 못했다. 형평이 맞지 않는다. 이에 서스펜디드 게임이 성립됐다. 22일 오후 4시 이어간다.

서스펜디드 확정 후 삼성 박진만 감독은 "시즌 중에도 잘 일어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많이 당황스럽다. 예전보다 시설도 좋고, 정보력도 잘 갖춰져 있다. 시작할 때부터 걱정되기는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선발투수를 쓰고, 중간에 끊기는 상황을 걱정했다. 많이 아쉽다. 원태인이 정말 좋은 투구를 하고 있었다. 일단 원태인은 내일 등판이 안 된다. 이기고 있는 상황이니 필승조를 다 투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5이닝 무실점 호투를 뽐냈다. 투구수 66개로 6회를 넘어 7회까지도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비가 가로막았다. 공격에서도 분위기가 좋았기에 더 아쉽다.

박진만 감독은 "흐름이 우리 쪽으로 왔다고 생각했다. 가져오는 상황이었다"며 "오늘은 경기 시작을 안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예보가 있었다. 계속 비가 왔다가 그쳤다 했다. 컨디션 맞추기 쉽지 않았다.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직격탄이다.

KIA는 나쁜 것이 없다. 뒤지고 있는 상황은 맞다. 그러나 6회초다. 추가 실점 없이 막을 수 있다면 0-1에서 6~9회 공격이 남는다. 좋지 않은 흐름이었는데 비가 끊어준 모양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감각이 오늘로 조금 생겼을 것이라 본다. 2차전 하는 기분으로 하면, 편안한 상태에서 할 수 있을 것 같다. 모자란 부분 잘 준비하겠다. 좋은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시작 여부는 우리가 판단할 일이 아니다. KBO와 심판진이 하는 일이다. 우리는 의견을 따라야 한다. 중간에 하면서 끊긴 것이, 우리에게 좋은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경기를 경험한 것과 같다.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반기는 모습이다.

비가 안 오면 최상이다. 그러나 예보가 이미 있었다. 삼성은 당연히 '경기를 시작했어야 하나' 하는 아쉬움이 남을 법하다. KIA는 경기 감각을 어느 정도 찾으면서 '지지 않은 상태로' 경기를 이어간다. 나쁘지 않다. 가을비가 22일 어떤 영향을 만들까.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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