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발열 잡는 칠러…전략적 소통 등 민관협력 강화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LG전자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와 함께 초대형 냉방기 ‘칠러(Chiller)’의 수출 확대 등 글로벌 AI데이터센터 열관리 산업 주도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2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LG전자 칠러 공장에서 산업부 안덕근 장관 등 수출현장 지원단과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 해외 데이터센터 냉각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업계 내 적극적인 협업을 제안할 계획이다.

최근 전 세계는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부터 연간 10.9%씩 성장해 2030년 약 4373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데이터센터의 열을 관리하는 냉각시장은 172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우리 정부도 올해 데이터센터 3대 핵심 수출 인프라로 ▲냉각 시스템 ▲고대역폭 메모리(HBM) ▲전력 기자재를 선정했다.

데이터센터는 챗 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대중화되면서 전력 소비량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기존 냉각 시스템으로는 효율적 열 관리가 어려워졌다. 반면 칠러는 차갑게 만든 물을 열교환기를 통해 순환시켜 시원한 바람을 공급해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로 부상했다.

◇ 무급유 자기베어링 기술 적용…SW 경쟁력도 강점

LG전자는 2011년 LS엠트론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칠러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대표적인 대용량 제품인 터보 칠러 분야에서는 국내 1위, 글로벌 5위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LG전자 평택 공장의 주요 생산 품목은 ▲터보 칠러 ▲흡수식 칠러 ▲스크류 칠러 등이 있다. LG전자는 이곳에서 칠러 제품의 설계부터 제작, 테스트, 출하까지 전 공정을 처리하고, 생산한 제품을 국내외 주요 시장으로 공급한다. 평택 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량은 칠러 기준으로 1000대 수준이다.

LG전자는 글로벌 칠러 제조사 중 유일하게 대용량 공랭식 칠러에 무급유 자기베어링 기술을 적용하는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칠러 내부에서 고속으로 돌아가는 압축기 모터의 회전축을 전자기력으로 공중에 띄워 지탱하면서 회전시키는 기술이다. 기존 급유 베어링 방식보다 소음과 에너지 손실이 적은 차세대 기술이라는 평가다.

또 칠러 등 건물에 설치된 냉난방공조(HVAC) 설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제어·관리하는 빌딩관리시스템(BMS),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과 같은 통합 솔루션까지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갖췄다.

LG전자 이재성 본부장은 “칠러는 LG전자의 B2B 성장을 끌어온 HVAC 사업의 중요한 축”이라며 “정부와의 협업과 소통을 강화해 AI시대 칠러 사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고 말했다.

안덕근 장관은 “우리 기업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과 냉각 시스템 경쟁력 강화를 총력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LG전자는 2025년 조직개편에서 HVAC 사업을 기존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에서 분리해 ES(Eco Solution)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글로벌 탑 티어 종합 공조업체로의 보다 빠른 도약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수주 기반으로 운영되는 HVAC 사업의 본질과 시장 및 고객 특성을 고려할 때 독립 사업본부로 운영하는 것이 사업의 미래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 극대화에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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