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K뷰티 흥행이 지속되자 식품업계에서도 뷰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삼양사, hy(옛 한국야쿠르트), 하이트진로 등 식품을 주력으로 하던 기업들이 뷰티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며 다각화에 나섰다.

◇ 식품업계, K뷰티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하이트진로그룹은 지난 10월 계열사 서영이앤티를 통해 국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했다. 서영이앤티는 가공식품과 맥주 냉각기 제조를 주력으로 하던 기업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뷰티 사업으로의 확장을 공식화했다. 비앤비코리아는 달바, 메디큐브 등 약 100개 브랜드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주류 사업의 내수 의존도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hy는 자사 특허 유산균인 ‘피부 유산균 7714’를 활용해 뷰티 브랜드 ‘프레딧 뷰티’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5월 첫 제품으로 ‘NK7714 하이퍼 부스팅 앰플’을 출시한 이후 크림, 클렌저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식음료 기업 이미지를 넘어 종합 유통회사로 나아겠다는 전략이다.

삼양사는 일찍이 지난 2012년 비건 뷰티 브랜드 ‘어바웃미’를 론칭해 뷰티 시장에 진출했다. 이어 2017년에는 기능성 더마 화장품 브랜드 ‘메디앤서’를 선보이며 뷰티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삼양사의 지난해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140% 성장했다. 최근에는 클린 뷰티 트렌드에 맞춰 신제품 ‘돌콩 코어 라인’을 출시하며 비건 뷰티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다양한 업계에서 뷰티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 배경은 상대적으로 연구개발 비용이 낮고, 긴 유통기한과 계절 의존도가 낮아 사업 진출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통 마진이 65~70%로 높아, 투자 대비 수익성이 뛰어나다.

업계 관계자는 “오징어게임 등 글로벌 엔터 시장에서 주목받는 K콘텐츠의 등장, 확산과 더불어 K뷰티, 푸드 등을 취급하는 소비재 브랜드의 인기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 화장품 ODM 기업, 사상 최대 실적 기록

이에 코스맥스, 한국콜마와 같은 화장품 ODM 기업들도 호조에 올라타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환호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조6081억 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북미, 동남아시아,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의 수출 증가가 성장을 이끌었다.

한국콜마도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265억 원, 영업이익 545억 원을 기록했다. 인디 브랜드와의 협업 및 선케어 제품 호조로 매출과 수익성을 크게 확대했다.

특히 올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K뷰티 시장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화장품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거래 비중은 36.8%로, 전체 품목 평균인 25.4%를 크게 웃돌았다.

김주덕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현재 화장품 시장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인디 브랜드들이 선전하며 성장하고 있다. 수출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으며, 기술력도 높은 편”이라며 “이에 따라 대기업들이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으나, 실패 후 철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단순히 자본 투입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운 제품이다. 식품 기업들도 화장품 사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시장에 적합한 변화를 추구해야 성공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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