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운동이 멈춰선 가운데 기호 3번 허정무 후보(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가 ‘회장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라는 승부수를 던져 눈길을 끈다.
허 후보는 지난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달 8일 치러질 축구협회 회장 선거 진행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앞서 허 후보는 “43명의 선거인이 배정된 K리그 구단의 감독과 선수는 협회장 선거일 대부분 해외 전지훈련 중”이라며 “이들이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고 일부 대의원의 투표로 당선 여부가 결정된다면 누가 당선되더라도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사전.온라인 투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협회는 앞서 열린 선거운영위원회 제4차 회의에서 기존 투표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대한체육회가 4년 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 투표를 시행했으나 비밀투표 보장이 어렵다는 문제가 대두됐다. 일반단체 선거를 봐도 온.오프라인 방식을 혼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허 후보를 비롯해 기호 1번 정몽규(현 협회장), 기호 2번 신문선(명지대 교수) 후보는 정부가 여객기 참사로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면서 장외 선거전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보도자료 등을 통해 일부 입장을 내놓고 있는데 허 후보는 가처분 신청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그만큼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선거일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3자 합의가 필요한 정책 토론회 개최도 불투명하다.
그런 가운데 현장 분위기는 현 회장이자 4선에 도전하는 정 후보 우세론이 강하다. 정 후보가 지난 임기 때 각종 행정 난맥상으로 정치권으로부터 비판받았지만, 성공.실패 경험 및 재벌 총수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대규모 예산을 품는 협회 행정을 이끄는 게 낫다는 견해다. 반대로 말하면 허 후보와 신 후보가 내세운 정책 공약 등을 두고 여전히 의구심을 두고 신중하게 보는 이들이 많다. ‘반 정몽규’ 기조의 한 캠프 관계자는 “솔직히 현재 분위기에서는 정 회장을 넘어서기 어렵다. 일부 캠프 내에서는 뜻이 어긋나 이탈하는 이들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현장 지도자 사이에서 허 후보와 신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허 후보가 주장하는 온라인 투표 등을 시행해 투표 참여율을 늘리면 현재 기류를 흔들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허 후보의 가처분 신청은 최후의 승부수나 다름이 없다.
가처분 공판은 선거 이틀 전인 6일 예정돼 있다. 허 후보 측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지 않으면 선거 무효 등을 주장하는 본안 소송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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