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17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기 참사의 원인규명을 위해 사고 나흘째인 1일 블랙박스 등 조사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는 블랙박스 음성녹음장치, CVR의 1차 자료 추출을 완료했다고 밝혔고,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날 추출한 데이터를 음성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전환까지 이틀 걸릴 예정이다.

해당 장치의 분석이 진행되면, 교신내용 및 사고당시 상황에 대해 일정 부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행자료기록장치(FDR)는 분석컴퓨터와 연결하는 ‘커넥터’ 분실로 데이터 추출까지 시간이 꽤 걸릴 예정이다.

그리고 정부 당국은 같은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밤사이 희생자 179명에 대한 신원 확인이 모두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유가족들은 처음으로 참사 지점을 찾아 헌화 등 영령을 기렸다.

참사에 대한 여러 원인이 혼선을 빚는 가운데, 제주항공의 빠듯한 운항일정이 도마위에 올라 있다. 이 지적을 의식한 제주항공은 동계 운항량을 최대 15% 축소하고 정비사 65명 채용해 운항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지난 31일 “항공기 점검을 더욱 강화하고 정비인력을 확충하고 안전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 비행 전후 점검과 기상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항공 종사자의 정서관리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며 “우선 3월까지 동계기간 운항량을 10% 내지 15% 감축해 운항 안정성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무리하게 운항했기 때문에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 심리적으로 힘든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내부적인 고민도 있다”고 부연했다.

제주항공의 구체적인 정비 인력 확충 규모는 상반기 38명, 하반기 27명이다. 이를 통해 약 560명의 정비 인력 규모로 확충한다. 제주항공 항공정비사 수는 2019년 542명에서 지난해 469명(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으로 감소했다.

또한 제주항공은 유가족 지원을 위한 긴급 지원금을 마련한다. 이는 보험배상이 아닌 생업을 못하는 유가족을 위한 생활지원금이다.

한편 김 대표는 지난 2022년 일본 오사카에서 ‘버드 스트라이크’를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버드 스트라이크 흔적은 보이지만 최종적으로 제작결함이라고 판정됐다. 은폐 여부에 대한 경찰 조사까지 있었지만, 결과는 무혐의”라고 언급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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