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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시정기자] 인공지능 방식의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가 뜬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투자자문사와 증권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KB국민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KEB하나은행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투자자문사와 증권사를 넘어 은행권으로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Robo)와 자산전문가를 뜻하는 어드바이저(Adviser)의 합성어로 정교하게 짠 컴퓨터 프로그램이 몇 가지 설문으로 투자자 성향, 목표 수익률, 자금 성격 등을 진단한 뒤 그에 맞는 포트폴리오와 운용 방식을 선택해 자산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각종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그 포트폴리오에 대한 모니터링과 자산 배분 비율 리밸런싱까지 자동으로 해준다.
◇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미국서 가파른 성장세미국에선 웰스프런트와 베터먼트 등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베터먼트는 현재 11만1800명의 자금 30억달러를 로보어드바이저로 운용하고 있다. 경영 컨설팅 업체 AT커니는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의 운용 자산 규모가 2020년에 2조2000억달러에 달하고 전체 투자 금액 대비 점유율도 5.6%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점유율 예상치는 0.9%다.
성장 요인은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우선 수수료가 낮다. 웰스프런트는 1만달러 이상 자산에 대해서는 0.25% 수수료만 받고 그 이하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베터먼트 역시 0.15%~0.35% 수수료를 받는다. 두번째 성공 비결은 투자금액이 적어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웰스프런트의 최소 투자 금액은 500달러이고, 베터먼트는 하한선을 두지 않고 있다.
◇ 본격화하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지난해 12월 28일 NH투자증권이 상장지수펀드(ETF) 자동매매 전략인 ‘스마트인베스터’를 기반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 ‘QV 로보 어카운트’ 서비스를 내놓고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투자 성향과 재무 목표에 따라 투자대상과 매매전략을 제시한다. 자동으로 ETF를 매수하고 목표수익률 도달 시에는 매도 안내도 제공한다. 온라인 매매수수료만 부담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회사인 쿼터백투자자문도 같은 날 서비스를 시작했다. 쿼터백투자자문은 KDB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쿼터백 알파’와 ‘쿼터백 베타’를 판매한다. 최소 가입금액은 5000만원이다. 국내 ETF 200여개가 투자 대상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사 AIM은 올 4월에 정식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10월부터 베타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쿼터백투자자문과 손잡고 지난 11일 로보어드바이저 자문형 신탁상품 ‘쿼터백 R-1’을 출시했다. ‘쿼터백 R-1’은 쿼터백투자자문의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6개 자산군과 77개 지역, 920조개 이상의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투자대상을 선별한다. 최소 가입금액은 2000만원이고, 전국 국민은행 지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목표 수익률은 4~7%다. 국내 ETF와 ETN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KEB하나은행은 이르면 이 달 안에 은행권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의 베타 버전을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에 출범할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K뱅크 역시 주요 서비스 중 하나로 로보어드바이저를 계획하고 있다.
◇ 로보어드바이저의 장·단점은?저렴한 비용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기존 금융사는 PB(Private Banker)를 통해 자산관리를 해줬지만,이용자들은 비싼 수수료를 내야 했다. 맡긴 자산도 일정 규모 이상이어야 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최소 3억원 이상을 맡겨야 PB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펀드 투자의 경우 선취 후취 합계 2.5% 수수료를 내야 한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회사들은 수수료를 0.5% 이하로 낮추고 이용자 투자 규모 하한선도 크게 떨어뜨렸다. 소액 투자자들이 이용하기에 적합한 서비스다.
한계는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과거의 빅데이터와 알고리즘(해답을 찾는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기간에는 제대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업체별로 다른 알고리즘을 이용하고 투자 대상도 다르기 때문에 서비스 업체를 잘 선택해야 한다.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신동일 부센터장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수수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전망이 밝은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높은 연령대의 고액 자산가들은 앞으로도 PB와의 대면 접촉을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고 싶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charli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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