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추승균 감독이 2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안양 KGC와 전주 KCC의 경기에서 KGC를 꺾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뒤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고 있다. 2016. 2. 21. 안양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안양=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전주 KCC 추승균(42) 감독이 정식 감독 데뷔 첫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현역 선수로 뛰던 전신 대전 현대 시절인 1999~2000시즌에 이어 16년 만의 리그 우승을 이끈 감독으로 기록되게 됐다. 초보 사령탑의 반란이 성공으로 마무리됐다.

추 감독은 2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시즌 최종전 승리로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우승으로 추 감독은 감독 최연소 정규리그 우승 기록(만 42세 4개월)을 새로 썼다. SK 문경은 감독이 2013년 3월 달성한 종전 기록을 4개월 앞당겼다.

지난 시즌 9위에 그쳤던 KCC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추 감독의 지휘 아래 하나로 똘똘 뭉쳐 통합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튼튼한 발판을 마련했다. 추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면서도 팀을 정확히 파악하고, 선수단을 장악해 최상의 경기력을 끌어내고 있다. 추 감독은 오전마다 팀 전체 회의를 소집해 운영의 길을 바로 잡았다. 외국 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유일하게 단신 선수인 안드레 에밋을 뽑았고, 지난해 10월 신인 드래프트에선 3순위로 고졸 출신 송교창을 지명하는 등 대범함도 보였다. 추 감독은 “내 지도 철학은 감독과 선수 사이의 믿음과 소통이 먼저라고 본다. 서로 믿고 최선을 다한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KCC 선수들도 “감독님이 경기를 앞두고 많은 준비를 하고 나오시는 게 느껴진다. 열심히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추 감독은 이날 우승을 확정지은 뒤 방송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렸다. 우승 기념 티셔츠와 모자를 쓴 뒤 선수들 한 명, 한 명 모두 안아주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다음은 추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정말 기쁘다. 초보 감독으로 처음 맡았을 때 어리둥절했다. 내가 하던 플레이, 패턴 자체를 얘기한다는 게 선수들이 잘 받아들일까 걱정도 많이 했고, 한편으로 두려웠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잘 전해진 것 같다. 선수들이 날 믿고 54경기 힘든 여정을 잘해줬다. 아직 플레이오프도 남아있지만, 너무 고맙다.

돌아가신 아버지 얘기가 나와서 그랬다. 선수 때나 지금이나 항상 아버지께 기도한다. 이기게 해달라고. 그 것 때문에 눈물이 터졌다.

트레이드 후 2연패했다. 연패했을 때도 공격과 수비를 다듬으면 될 거라 생각했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었을 뿐이다. 모든 공격이 여러 옵션이 나올 거라 생각했고, 선수들과도 그에 대한 얘기를 했다. 선수들도 더 편해졌다고 생각한다. 그 트레이드가 키포인트였다. 용병 2명 뛰는 쿼터도 신의 한 수 였다. 안드레 에밋과 허버트 힐이 잘 뛰어줬고, 김태술과 전태풍이 2대 1 팩 앤드 롤 플레이를 잘하는 가드들이어서 도움이 됐다. 하승진도 비시즌 때 운동을 많이 했고, 시즌 때 건강하게 잘 뛸 수 있었다.

2라운드 지나고 3라운드에 조금 삐끗했다. 김태술과 전태풍의 조화를 맞춰야 했는데 그 때까지 맞지 않았다. 자꾸 바꿔 가면서 해봤는데 이후 잘 됐던 것 같다. ‘하나쯤 희생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말을 했고,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스케줄을 보니 14일 정도 쉬게 되더라. 초보 감독이라 스케줄 짜기가 버겁다. 스태프들과 얘기 많이 해보겠다. 공격 패턴, 수비 패턴이든 한 두 가지만 바꿔가며 준비 잘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 컨디션이고, 두 번째는 팀에 따라 달라지는 패턴의 완성도다.

KGC인삼공사와 삼성과의 상대전적 모두 우리가 앞선다. 두 팀 모두 비슷한 스타일이다. 어느 팀이 올라와도 자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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