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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수 창춘 감독이 30일 잔류를 확정지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출처 | 소후닷컴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마지막 4경기에서 홍명보와 이장수의 운명이 엇갈렸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참패 이후 절치부심했던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프로 데뷔해에 강등이란 쓴 맛을 봤다. 홍 감독이 이끄는 중국 슈퍼리그(1부) 항저우는 30일 열린 옌볜과의 홈 경기에서 고전 끝에 2-2로 비겼다. 항저우는 8승8무14패(승점 32)를 기록하며 16개 구단 중 15위에 그쳤다. 슈퍼리그에선 하위 두 팀이 다음 시즌 2부로 내려간다. 지난 2007년 1부로 승격했던 항저우는 10년 만에 2부 강등 굴욕을 당했다.

반면 이장수 감독이 지휘하는 창춘은 기적 같은 생존을 일궈냈다. 창춘은 같은 시간 벌어진 강호 상하이 선화와의 홈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둬 10승5무15패(승점 35)를 기록하고 잔류는 물론 12위까지 순위가 치솟았다. 창춘은 시즌 초 2무6패로 처참한 성적을 냈으나 이후 이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하면서 크게 웃었다.

생존을 놓고 치열하게 다퉜던 두 한국인 감독의 운명은 마지막 4경기인 27~30라운드에서 완전히 뒤바뀌었다. 10월 A매치 브레이크 전만 해도 항저우는 무난히 잔류할 것처럼 보였다. 특히 26라운드에서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준우승팀 장쑤 쑤닝을 3-0으로 완파했을 때 분위기는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이 때만 해도 항저우는 승점 29로 14위였는데, 15위 스자좡이 승점 24, 꼴찌 창춘이 승점 23으로 그 격차가 작지 않았다.

하지만 A매치 브레이크 뒤 두 감독은 정반대 행보를 펼쳤다. 항저우가 광저우 푸리와의 27라운드에서 2-5로 대패한 뒤 상하이 선화, 허베이와 연속 대결에서 모두 0-0으로 비긴 것이다. 이에 반해 2연패 중이었던 창춘은 난적 베이징 궈안을 2-1로 이기더니 랴오닝과 허난까지 누르며 3연승을 내달렸다. 승점 32가 되면서 항저우(승점 31)를 따돌린 순간이었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운명은 변하지 않았다. 항저우는 옌볜전에서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이후 두 골을 내줘 고개를 숙였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골로 무승부까진 이뤘으나 승리는 얻지 못했다. 사실 결과론으로 볼 때 항저우는 이날 이겨도 강등이었다. 창춘은 상하이 선화까지 홈에서 이겨 그야말로 축배를 들었다. 이 감독은 눈물을 흘렸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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