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계약해지 수순을 밟고 있는 홍명보 항저우 감독.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이장수 감독에 이어 홍명보 감독도 중국 무대를 떠나면서 대륙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는 다른 한국 지도자들의 거취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남은 감독들도 결코 평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중국 슈퍼리그(1부) 꼴찌 창춘을 시즌 도중에 맡아 잔류시킨 이장수 감독은 지난달 성적 부진을 이유로 구단과 결별했다. 시즌 초반이었지만 창춘 구단은 불과 6개월 전 마법 같은 용병술로 팀을 구해낸 이 감독을 내쳤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창춘은 이 감독에게 잠시 휴식을 부여한다는 등 치졸한 언론 플레이까지 펼쳤다. 이번 홍명보 감독의 하차도 석연치 않다. 23세 이하 각급 대표 출신들을 내다파는 등 전력을 스스로 약화시킨 항저우 구단은 최근 2연패를 빌미 삼아 홍 감독을 내보냈다.

중국 구단들의 이러한 행태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너무나 갑작스럽고 돌발적인 것도 사실이다. 특히 최근 사드 분쟁으로 반한 감정이 높아지면서 한국 지도자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 빅클럽의 경우 연간 1000억원 이상을 쓸 만큼 통이 커진 것이 슈퍼리그지만 구단 운영 방식이나 지도자를 대하는 모습들은 바뀌질 않고 있다.

중국엔 1부에 아직 3명의 한국인 감독들이 남아 있다. 장외룡 충칭 감독과 박태하 옌볜 감독, 최용수 장쑤 감독이 있다. 특히 최용수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조기 진출에도 불구하고 슈퍼리그에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어 이미 한 차례 경질설이 나돌기도 했다. 장외룡 감독은 16개 구단 중 10위로 한국인 사령탑 구단 중 순위가 가장 높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평을 듣고 있다. 2015년 2부 바닥권의 옌볜을 1부로 승격시킨 것에 이어 지난해 중위권 안착까지 ‘두 차례 기적’을 펼친 박태하 감독은 조선족자치구인 연고지 성격 등에 힘입어 아직은 지지를 받고 있으나 성적이 15위인 터라 분전이 필요하다.

이미 슈퍼리그에선 한국인 선수들이 외국인 쿼터 축소로 직격탄을 받은 상황이다. 이제 지도자들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반한 분위기는 한국 감독들을 위축시키는 중요한 변수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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