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3 리턴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톱스타의 갑질일까. 억울한 누명일까. 고현정 논란의 진실은 과연 뭘까.

7일 오후 배우 고현정이 출연중이던 SBS 수목극 ‘리턴’의 주동민 PD와 불화설과 촬영 거부 사태가 보도되기가 무섭게 폭행설이 불거졌고, 간밤 사이 고현정의 드라마 하차가 결정됐다. 8일에는 고현정의 PD 폭행설의 진위를 따지는 이야기로 온라인이 도배됐다. “언쟁이었다”, “폭행은 아니다”라는 반박부터 “밀치는 정도였지 멱살을 잡지는 않았다” “때렸다”는 등 서로 다른 입장의 무성한 이야기들이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무엇보다 혼란을 가중시키는 이유는 고현정 측근들의 엇갈리는 말들 때문이었다.

또한,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제작진과 갈등을 빚게 됐는지 그 구체적인 이유와 경위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어서 궁금증만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처음에는 “분량이 적어서 불만이 컸다”는 말부터 “분량이 아니라 대본에 대한 불만이었다”, “캐릭터에 대한 불만이었다”는 등 속속 관계자들의 전언이 이어졌지만, 고현정을 비롯해 SBS 측도 서로의 갈등만 인정할 뿐 갈등의 배경에 대한 똑부러지는 이유를 대지 않았다.

SBS는 고위 관계자의 입을 빌어 “톱스타의 갑질”이라고 애둘러 표현할 뿐이었다. 촬영 거부를 하고 방송을 파행으로 이끈 책임이 고현정에게 있다는 것이다. 일면 맞는 말이지만, 여론은 현재 고현정의 편인 듯하다. 심지어 폭행설이 있음에도 고현정에게 동정 여론이 일기까지 한다. 시청률도 좋은 인기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하차시키는 방송사의 갑질이지 고현정은 희생양이라며 고현정을 옹호하고 SBS를 비난하는 반응이다. 뜻밖의 여론 분위기에 ‘리턴’과 SBS 측이 당황할 정도다. 폭행설에 대해서는 “오죽했으면 때렸을까”하는 댓글 반응까지 있다.

이에 ‘리턴’의 한 관계자는 “배우를 하차시키기로 했으니 구체적인 이유 등은 더이상은 언급하지 않으려고 했다. 일일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설명하는게 방송사의 입장에서 구차한 변명 같고, 대중들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는 상황일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고현정을 옹호하는 여론이 거셀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그동안에 다른 드라마들에서도 촬영 도중 그냥 가버리거나 만행을 저지른 주인공들이 없지 않았다. 그래도 이번에 고현정은 도가 지나친 수준이었다. 더이상은 지켜볼 수 없는 지경이었는데, 그런 상황을 일일이 다 설명한다고 대중이 그렇게 납득할까 싶다”고 덧붙였다.

분량이나 대본에 불만이 컸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분량이나 비중을 문제삼았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처음부터 캐릭터가 사연이 있고 뒤로 가서 크게 터뜨리는 스토리 전개라는 걸 고현정이 다 알고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본의 몇몇 장면들을 두고 요구사항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이때문에 촬영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론이 고현정의 입장으로 마음이 기우는 이유는 뭘까. 댓글 반응 중에는 “구체적인 이유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고현정이 드라마에서 하차한 것만이 사실”이라는 것. 그런 논리라면 구체적인 이유 없이 주인공을 하차시킨 “방송사가 고현정을 마녀사냥 하고 있다”는 말을 반박할 수가 없다.

한 관계자는 “팬이 아니더라도 일반인의 시선에서는 PD와 배우의 사이는 여전히 갑을 관계다. 아무리 톱스타 고현정이어도 지상파 방송사에서 그럴수 있을까 싶은거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배우 관계자는 “사실 이제는 라이징스타만 되어도 모두가 절절 매어야 하는 상황인데, 외부에서는 그런 풍토를 잘 모른다”고 꼬집었다.

한편, 고현정이 하차하기로 한 SBS ‘리턴’ 측은 현재 제작진이 드라마가 원래 의도한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고현정이 맡고 있던 여주인공 최자혜 역을 맡을 배우를 물색하는 등 최선의 후속대책을 논의중이다. 또한, 8일 방송은 평창동계올림픽 중계방송을 이유로 일찌감치 결방을 결정했다.

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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