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추가 폭로 VS 고소 맞대응…진실은 무엇일까?"


'성추행 유명 드러머'라는 이름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던 대중음악 드럼 연주자인 남궁연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추가 폭로가 나왔다. 지난해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A 씨에 이어 20년 전 비슷한 형태로 성추행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여성 C 씨의 폭로가 나오면서 '성추행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전통음악을 전공하는 A 씨는 인터넷의 한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ㄴㄱㅇ이 자신의 집 작업실에서 '몸이 죽어 있는데 고쳐줄 테니 옷을 벗어 보라'고 요구했다"면서 "'싫으면 가슴만 보여 달라'고도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폭로글에서 A 씨는 가해자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ㄴㄱㅇ'이라는 초성을 사용했으며 관련 제보가 잇따르면서 그가 남궁연이라는 사실이 쉽게 드러났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2일 남궁연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궁연의 법률대리인 진한수 변호사는 "남궁 씨와 관련돼 제기된 성추행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해당 글을 올린 분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장을 다음주 수요일쯤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남궁 씨와 모든 의혹에 대해 검토했으며 사실인 게 하나도 없어 고소장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A 씨는 남궁연 측의 회유 정황을 공개하며 맞불을 놓았다. A 씨가 남궁연의 부인 B 씨와 지난 1일 오후 11시 25분부터 17분 동안 통화한 착신 기록을 캡처 사진으로 공개한 것.


B 씨는 A 씨와 통화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남편을) 살려줘야죠. 서로 풀지 않으면 손해가 너무 크다. 남편이 전화하면 안 받을 것 같고, 우리 남편도 마음 풀어주고 싶어서 지금 어떻게든 해보고 싶어 한다. 일이 더 커지기 전에"라면서 "어떤 포인트에서 어떻게 화가 났는지 잘 모르니 우리와 만나서 이야기하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어제 전화해서 우시는 말들이. 사모님 생각하면 딱한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다"며 "하지만 이후 남궁연의 성추행 사실무근 주장 보도를 보고 다 쇼였구나. 흔들린 제가 진짜 바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B 씨가 A 씨의 집까지 찾아간 사실도 확인됐다. 하지만 B 씨는 남궁연의 혐의를 인정하진 않았다.


이에 남궁연 측은 "밤에 남 씨의 부인과 A 씨가 통화를 했는데, 뭐가 서운해서 이러는 것이냐고 대화를 한 것이지 회유를 하거나 성추행을 인정한 것은 전혀 없다"면서 "법적 대응 하겠다는 입장에는 달라진 게 없다. 법정에서 억울함을 풀겠다"고 거듭 밝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추가 폭로가 나오면서 새 국면에 접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20년 전 비슷한 패턴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C 씨가 등장한 것. C 씨는 "1990년대 후반 남궁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도만 다를 뿐 A 씨와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패턴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다.


C 씨는 폭로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 "남궁연 씨가 최초 폭로 글을 사실무근이라며, (A 씨에 대해)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여성은 "1990년대 후반 남궁연 씨 부부가 거주하는 주택에 있는 다락방 녹음실에서 피해를 당했다"며 "당시에도 남궁 씨의 부인이 집에 있던 상태"라고 기억했다.


이어 "남궁연 씨가 내게 성격적 결함을 바꿔야 한다며 '자위는 해봤냐' 등의 질문을 하더니 바지를 벗어보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궁연 씨는 바지를 벗지 않겠다고 버티자 '너를 여자로 봐서 이러는 게 아니다'라고 설득했다"고 주장했다.


C 씨는 "결국 남궁연의 녹음실에서 성추행을 두 차례 당했다. (최초 폭로자가 쓴 미투 글을) 읽어보니 내가 겪은 일과 레퍼토리가 똑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또 "이후에도 나처럼 피해를 겪었다고 추정되는 여자들이 더 있다"며 "남궁연 씨가 '허위 사실에 대한 명예훼손'을 계속 주장할 경우엔 내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다 말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남궁연의 법률대리인 진한수 변호사는 "(남궁연 씨는) 그 여자분이 누군지 모르겠고 그런 일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궁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두 명의 피해 여성과 남궁연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남궁연은 "피해 여성의 주장에 대해 맞는 것이 하나도 없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양 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진실 여부에 귀추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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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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