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미투' 운동을 통해 드러머 남궁연의 성폭력을 고발한 피해자들이 연대에 나선다. 이들은 남궁연이 자신들을 고발한다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궁연의 성폭력 피해자 A 씨는 6일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남궁연이 (성폭력 의혹을) 사실무근이라며 법적으로 강경대응한다고 했는데 내가 당한 일도 사실이기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진실을 끝까지 밝히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피해자 C 씨는 "남궁연이 A 씨를 고소한다는 것에 분노해 나 역시 함께 피해 사실을 폭로했는데 이 과정에서 나까지 고소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냈다"라며 "내가 겪은 일은 진실이기에 겁먹지 않고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 소송이 진행되면 끝까지 싸울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남궁연의 사과를 재차 요구했다. A 씨는 "어떻게 그 일을 허위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지금이라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C 씨는 "내가 (남궁연에게) 전화로 '당신이 성적인 부분에 있어 죄를 지은 걸 인정하느냐'고 했을 때 '인정한다'고 했다"면서 "'치욕의 기억을 평생 잊지 못하고 살고 있다'고 했을 때는 '평생 속죄하며 죗값을 치루고 살겠다'고 한 그 사람이 어떻게 나를 고소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한 심경을 표출했다.


또한 C 씨는 "(이 일로) 15년 넘게 부끄럽게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이번 '미투'를 계기로 내가 당당해져야 풀 수 있는 문제이고 이것이 더 이상 피해자를 만들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라며 "소신을 갖고 행동하겠다"고 전했다.


다른 피해자 B 씨와 D 씨도 이들과 연대할 뜻을 밝혔다. D 씨는 "(남궁연에게)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없는지, 예술이란 명목하에 순수한 친구들의 영혼을 더럽히려고 한 불순한 의도가 정말 없었는지 묻고 싶다"라며 "사회적 불의에 대항하는 참된 예술인의 이미지를 자신의 쾌락에 이용하고서는 이를 정당화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남궁연에 대한 법적 대응을 위해 법률 자문을 받는 등 공동의 노력에 나서고 있다. A 씨는 "다른 피해자도 더 있는 걸로 알고 있다"라며 "함께 연대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라도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D 씨는 "또 다른 피해자들도 배신감·수치심·두려움 등으로 자책하지 않길 바란다"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라도 응원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최초로 남궁연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다. 자신을 '전통음악을 하는 여성'이라고 밝힌 게시자가 "지난해 남궁연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하는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으며, 이틀 뒤 "남궁연으로부터 1990년대 후반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두 번째 폭로가 나왔다.


남궁연은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다 사흘 만인 3월 2일에야 법률 대리인을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강경 대응의 입장을 밝히자 지난 3일, 남궁연으로부터 2000년대 초반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또다른 폭로가 나와 파문이 일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D 씨는 4일 SBS '8뉴스'를 통해 남궁연이 공연에 필요한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위해 여성 신체사진이 필요하다며 누드 사진을 지속적으로 보내달라고 했다면서 "권력을 이용해서 노리개로 이용했다는 게 화가 난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남궁연의 변호인 측은 당시 D 씨에게 모델료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모델료를 지급한 자료에 대해서는 내놓지 않았다고 SBS는 밝혔다.


또 남궁연의 법률대리인 진한수 변호사는 한 매체를 통해 "세 건의 폭로가 나왔는데, 첫 번째와 세 번째는 폭로자가 특정됐고 사실관계도 확인이 됐다"며 "민사와 형사로 고소를 동시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폭로자가 특정되지 않고 내용도 불분명하다. 폭로자와 내용이 특정되면 그에 대해 대응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궁연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오늘(7일) 고소장 접수를 예고한 상태이다.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이라는 강경대응 입장에는 변화가 없음을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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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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