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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가 9일 고척돔에서 열린 2018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6회말 구원등판해 신재영(넥센투수) 을 상대로 힘껏 공을 뿌리고 있다.고척 |이환범기자

[고척=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양의지가 투수, 이대은이 4번타자…. ‘이런 라인업 보셨나요?’

양준혁 야구재단이 주최하는 2018 제7회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종범신’과 ‘양신’팀으로 나뉘어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두 팀은 아주 특별한 라인업을 선보였다. 투수가 야수와 포수로 나서고, 야수는 투수와 포수로 나서며 평상시 포지션을 맞바꿔 흥미를 배가시켰다.

양준혁 재단 이사장이 감독을 맡은 양신팀은 투수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삼성투수 양창섭이 1번타자 2루수로 나섰고 클린업트리오는 한현희(넥센)~이대은(KT)~김세현(KIA)으로 구성했다. 지명타자 신재영(넥센), 좌익수 김택형(SK)까지 모두 투수였다. 두산 외야수 박건우는 8번타자 유격수로 내야로 포지션을 옮겼고 외야수 정수빈이 포수를 맡았다. 투수로는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가 선발로 나섰고 롯데 민병헌이 구원 등판했다.

이종범 LG 코치가 이끄는 종범팀 역시 투수 위주 라인업을 짰다. 톱타자 임찬규(유격수)를 비롯해 김원중(1루수)~정영일(2루수)~김대현(3루수)~엄상백(포수)~구승민(중견수)~박상원(좌익수)까지 모두 투수가 포지션플레이어로 나섰다. 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A에서 유격수로 뛰는 박효준이 8번타자 우익수, 롯데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지명타자로 각각 기용됐다. 투수는 두산 외야수 조수행이 맡았다.

경기에 앞서 벌어진 홈런레이스에도 정영일, 구승민, 이대은 등 투수들이 나섰다. 연신 헛방망이를 휘둘러 웃음을 자아냈지만 타구가 뻗어나가 담장을 넘길 때는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예선에서 구승민이 2개, 정영일이 1개의 홈런을 쳤고 결승에서는 정영일이 2홈런을 기록해 우승을 차지했다. 정영일은 “고교시절 4번타자였다”고 너스레를 떤 뒤 “홈런치는 맛도 좋지만 홈런 타자를 잡을 때 기분이 더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중에도 다양한 퍼모먼스로 웃음을 자아냈다. 3회초에는 하이힐에 파마머리, 미니스커트 차림의 타자가 등장했다. 투수 땅볼을 때린 뒤 하이힐을 벗어들고 뛰어나간 이는 LG 외야수 김용의였다. 삼성 포수 김민수는 5회초 만화영화 주인공 처럼 검은 망토에 흰 가면을 쓰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자선야구대회는 내야 관중석을 가득 채운 팬들이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 살을 에는 강추위를 녹여낸 가운데 종범신팀이 양신팀에 6-3으로 승리했다.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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