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고종욱 [포토]
SK 고종욱.
“(김)동엽이는 SK에서도 조금씩 성장하며 트레이드 됐다. 반면에 나의 그래프를 보면, 성장하다가 트레이드 된 게 아니다. 굴곡이 있다. 내가 볼 때 동엽이가 좋은 거라면, 나는 중간 케이스다”

SK의 2차 스프링캠프인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만난 고종욱(30)의 얼굴은 거뭇하게 타 있었다.

그는 지난해 부상으로 인한 뒷걸음 탓인지, 꾸준히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김동엽(삼성)을 거론하며 자신의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봤다. 그러나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하며 SK 이적이 큰 자극이 되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SK 고종욱, 분위기 좋아요~[포토]
고종욱이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2차 스프링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시즌 후 SK, 삼성, 키움구단은 김동엽, 이지영, 고종욱을 서로 주고받았다. KBO리그 첫 삼각 트레이드.

트레이드는 각 구단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야 가능하다. SK의 경우, 김동엽을 내주고 고종욱을 받을 만큼 그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것.

고종욱은 2011년 프로 입단해 통산 타율 0.306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타율 0.279로 주춤했지만, 그 이전까지 3년 연속 3할 타자였다. 도루는 4년 연속 두 자릿수. 빠른 발과 타격이 장점이다.

SK 고종욱[포토]
SK 고종욱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SK는 리그를 대표하는 대포군단이다. 최근 2년 연속 200홈런을 쳤다.

스몰야구에도 능한 고종욱의 영입은 팀의 공격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다. 세밀함을 더하겠다는 것. SK 염경엽 감독은 “우리가 1,2번을 강화해야 하는데, 고종욱은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고 하며 그의 영입을 반겼다.

고종욱도 팀이 원하는 기대치를 잘 알고 있다. 일찌감치 페이스를 확 끌어올린 상태.

“플로리다 캠프에서 연습량을 많이 늘렸다. 작년에 부족했던 점을 보완했다. 오키나와 캠프에선 게임 위주이고 정식경기를 준비해야 하니까, 이제는 페이스를 조금씩 다운 시키고 있다. 컨디션 조절중인데 아주 잘되고 있다”
SK 고종욱 [포토]
SK 고종욱.

그는 특히 기초체력 향상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와 같은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다.

“부상은 갑자기 오는 경우도 있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이 부족해 오기도 한다. 그래서 지난해 부상이 왔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다치지 않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기본체력 훈련을 많이 했다”

올해 목표는 뚜렷하다. 2016시즌을 뛰어 넘는 것. 당시 고종욱은 타율 0.334에 72타점 28도루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시즌 팀 내 경쟁은 심하다. 외야 포지션에 많은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고종욱은 승부욕을 내보였다.

그는 “훌륭한 선후배가 많다. 경쟁하기에 좋은 거 같다. 키움보다 배울 선수도 많고, 잘 온 것 같다”라고 했다. 주전경쟁에서 치고 올라가겠다는 눈빛이 반짝였다.

오키나와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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