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시앞표지

조성순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그리고 나는 걸었다’가 출간됐다.

‘목침’ ‘가자미식해를 기다리는 동안’ 등의 시집을 낸 조 시인은 대구 대건고 문예반과 동국대 국문과에서 문학을 공부했다. 조 시인은 도종환 안도현 등과 교육문예창작회를 창립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2008년 ‘문학나무’ 신인상과 2011년 제12회 교단문예상(운문 부문)에 당선됐다.

산티아고 순례시집 ‘그리고 나는 걸었다’에는 일본의 알프스 산군과, 북인도 라다크와 중국의 시안에서 우루무치까지 실크로드, 네팔 랑탕 고사인쿤드 헬람뷰 트레킹, 안나푸르나 써키트 트레킹, 뉴질랜드 남섬과 북섬, 몽블랑, 캐나다 로키 산맥 등 걸어서 여러 오지와 고산들을 다녀온 시인의 경험들이 녹아 있다.

2016년 직장을 그만두고 배낭을 메고 프랑스 생장을 출발하여 스페인 산티아고를 거쳐 대서양 북단 묵시아까지 920km 남짓 걸었던 시인의 경험은 길이 시인의 가슴으로 흘러 들어와 시가 되고, 힘들게 옮겼던 걸음걸음들이 시가 되는 밑거름이 됐다.

그렇게 산티아고 순례길 920km를 걸으며 만났던 사람들, 자연과 생각이 산티아고 순례시집으로 묶였다. 이 시집에는 시뿐만 아니라 시인이 손수 찍은 산티아고 순례길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 작가의 시작 노트가 함께 묶여 있어, 볼거리와 생각할 거리들을 풍성하게 해준다.

천주교 신대원 신부는 이 시집의 해설에서, 걷는 것과 시와, 하느님과 순례에 대해 깊이 있게 묵상하면서 “시인의 삶의 체험, 몸무게, 꿈, 사상, 신앙, 유년시절의 신화와 전설 그리고 과학, 고향에 대한 향수, 언어적 습관들이 거기에 매달려 하나씩 솔직담백한 어조로, 기풍으로 배어 나온다”며, “조성순 시인은 산티아고의 원형을 통하여 경계인으로 인생길을 걸어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미 이 시편을 통하여 속삭이고 있는 듯하다”고 평했다.

강헌주기자 lemos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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