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효정기자] '에반게리온' 작가의 혐한 발언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가수 데프콘이 팬을 그만하겠다고 선언했다.


데프콘은 지난 24일 자신의 유튜브채널 '데프콘TV'에 '이제 더 이상!'이라는 제목의 3분 57초짜리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 속에는 작업실 벽에 걸어놓은 '신세기 에반게리온' 에반게리온 캐릭터 '아스카' 얼굴이 그려진 벽지를 직접 칼로 도려낸 뒤 힘겹게 떼어내고 있는 데프콘의 모습이 담겼다.


데프콘은 "가을이 다가오니 새 단장을 해보겠다"라며 "이거 한다고 돈 많이 들었는데. 아무것도 모르면 가만히 있으면 되잖아. 뭘 안다고 그렇게"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작업실에 안 어울리긴 했다. 마음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 오래 봤잖아. 그 정도면 됐다"며 "저는 불편해지고 싶지 않다. 사람들 불편하게 하는 거 되게 싫어한다"며 심정을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데프콘은 "모르면 가만히 있어.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 이제 에반게리온 소비하는 일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국내에서 '에바 덕후'(에반게리온 시리즈 열혈팬)로 알려진 데프콘은 평소 아스카를 팬들에게 '형수님'이라는 애칭으로 소개할 정도로, 에반게리온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꽤 오랫동안 드러내왔다. 그는 '에반게리온'을 향한 사랑을 MBC '나 혼자 산다'나 '마이 리틀 텔레비전' 같은 프로그램에서 공공연히 밝혀왔다.


지난 2013년과 2017년에는 국내에서 열린 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아스카'를 만든 사다모토와 직접 만나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런 데프콘이 갑자기 '에반게리온'을 불매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사다모토의 위안부 비난 발언의 영향으로 보인다. 사다모토는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에 "더러운 소녀상. (중략) 현대 예술에 요구되는 재미! 아름다움! 놀라움! 즐거움! 지적 자극성이 전무한 천박한 넌더리밖에 없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했던 것을 두고 노골적인 비난을 한 것. 이후에도 사다모토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한 혐오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국내 네티즌의 비판에 "그래도 내 작품 볼 거면서"라는 트윗을 올려 논란을 키웠다.


논란이 커지자 사다모토는 자신에게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있어 생각 없이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 발언은 일본 내에서 ADHD 환자들에 대한 선입견이나 잘못된 오해를 심어주는 표현이라는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데프콘은 최근 김태호 PD가 연출하고 방송인 유재석이 진행해 화제를 모은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출연했다.


chohyojeong@sportsseoul.com


사진 | 유튜브 데프콘 TV, 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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