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축구계 행사가 있었다. 바로 ‘홍명보 자선축구’다. 2003년 처음 소아암어린이돕기 자선축구경기로 시작된 홍명보 자선축구는 축구계의 대표적인 연말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연례행사와 같았던 자선축구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잠정중단됐다. 행사를 주최하는 홍명보 장학재단 이사장이 2017년 11월 대한축구협회 전무 이사직을 맡게 되면서 후배들이 대신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고 행사를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16년만에 자선축구가 없는 연말을 보내고 있는 홍명보 축구협회 전무는 “자선축구는 장학재단의 이사장 역할로 한 것이다. 이제는 축구협회의 전무로서 한국 축구를 전체적으로 봐야하는 자리에 있다. (자선축구는)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면서 “자선축구 없는 연말이 섭섭하기보다는 뭔가 빠진 것 같은 생각은 든다. 자선축구를 통해 선수들이 기부하는 문화를 이어가줘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뿌듯해했다

연말마다 열린 자선축구는 축구팬들과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축제의 장이 됐다. 그라운드에서 쉼없이 달리던 스타 플레이어들에게는 자신만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시간이 됐고, 팬들도 자주 보기 어려운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졌다. 그래서인지 자선축구가 없는 올 연말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홍 전무는 “선수들이 어느 순간부터 자선축구 참여에 대한 의욕이 높았다. 선후배, 동료들과 즐겁게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팬들에게 왜 자선축구안하냐는 이야기도 가끔 듣는다. 선수들도 자선축구에 대한 문의를 종종 한다”고 말했다.

홍명보장학재단이 주최한 자선축구는 지난해까지 16차례 진행돼 총 23억3000여만원의 기부금을 조성해 어려운 이웃들을 도왔다. 자선축구는 한국 스포츠 최대 자선이벤트로 줄곧 주목받아왔다. 그는 “자선축구는 장학재단의 가장 큰 행사다. 내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도운 것이다”라면서 “실질적으로는 자선축구를 준비하는 데 2개월 이상 걸렸다. 오래하다보니 시스템적으로는 잘 갖춰졌다. 후원사 구하는 문제 등 힘든 점이 많았다. 자선축구는 장학재단이 있는 한 앞으로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이다”면서 재개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올 연말에는 홍 전무의 바통을 이어받은 자선축구 행사가 열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소규모로 선수들이 자선행사와 기부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자선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큰 의지가 필요하다. 1~2회 이벤트 형식으로 하기는 힘들다”고 강조하면서 “난 재단을 만들때 확실한 목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10년 이상 하면서 중간에 넘어진적도 있지만 그래도 계속해왔다. 자선행사를 시도하는 후배 선수들이 있는 걸로 안다. 이런 행사를 하고 싶은 선수들이 계속해서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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