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동국과 이수빈이 8일 인천공항에서 함께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인천공항 | 정다워기자

[인천공항=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K리그 최고령 선수 이동국(41)과 전북의 새로운 신예 이수빈(20)은 무려 21세 차이다.

1979년생 이동국과 2000년생 이수빈은 올해 전북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나이 차이만 보면 전혀 관계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은 깊은 인연으로 묶여 있다. 이동국처럼 이수빈도 포항 유스팀에서 성장했다. 이동국은 1998년, 이수빈은 2019년 포항에서 프로 데뷔한 것도 공통점이다. 이들은 같은 에이전트 소속이기도 하다. 지난해 이수빈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치료를 위해 서울을 방문했다 이동국을 만나 식사를 함께하기도 했다. 당시 이동국은 포항 입단이 확정된 이수빈에게 “언젠가 같이 뛸 일이 있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라”며 덕담을 건넸다.

이동국이 무심코 던진 이 말이 현실이 됐다. 이수빈은 최영준과의 맞임대로 전북 유니폼을 입게 됐다. 8일 스페인 출국을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만난 이수빈은 “사실 동국이형의 그 말이 이렇게 이뤄질 줄 몰랐다. 상상해본 적이 없다”라며 웃은 후 “형이 락커룸 옆자리로 오라고 하셔서 옆으로 갔다. 오자마자 아무래도 어색한 면이 많은데 잘 챙겨주셔서 좋고,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동국 역시 1년 전 만남을 기억하고 있다. 이동국은 “그때는 수빈이가 고등학생이었다. 같은 팀에서 뛰자는 말을 하긴 했지만 저도 이뤄질 줄 몰랐다. 다른 것보다 제가 올해까지 뛸 줄은 몰랐다”라는 진심 섞인 농담을 던졌다. 지난 시즌 두 사람은 적으로 만난 적이 있다. 이동국은 “수빈이 뛰었니? 잘 안 보이던데”라고 이수빈에게 장난스럽게 물으며 “활동량도 많고 중간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하더라.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21세면 형이라는 표현이 민망할 정도의 큰 차이지만 이동국은 나이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는 “축구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수빈이가 공을 잘차니까 제가 형이라고 부르겠다”라며 웃은 후 “운동장에서 나이는 의미가 없다. 수빈이는 나이는 어리지만 이미 포항에서 실력을 증명했다”라며 이미 프로 무대에 데뷔해 안착한 이수빈을 칭찬했다. 더불어 “본인도 전북에서는 더 잘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동계훈련부터 팀에 잘 적응해서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잘할 것이라 믿고 기대하고 있다”라며 이수빈이 전북에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빈에게도 전북 임대 생활은 축구인생에 전기가 될 만한 경험이다. 전북에는 이동국처럼 큰 선수가 있고,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거나 활약했던 선수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이수빈은 “사실 전북으로 임대를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을 땐 당황했다. 저는 포항에서 성장했고 프로 데뷔까지 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포항을 떠나는 게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확정이 된 후에는 전북에서 많이 배우고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저에게는 좋은 경험, 기회가 될 것 같다. 훈련을 두 번 했는데 확실히 수준이 높아 힘들었다. 전북에서 많이 배워 임대 기간 동안 성장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얘기했다.

전북과 1년 재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이동국은 “또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다.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시즌이 빨리 시작해서 더 잘 준비해야 한다. 기존 선수들이 많이 이탈했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그래도 선수들이 모두 중요하다는 마음가짐으로 헌신하기를 바란다. 올해 팀에서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는데 꼭 달성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