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미나미노
리버풀로 이적한 일본 국가대표 공격수 미나미노 다쿠미(왼쪽)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격돌하는 토트넘 손흥민. 캡처 | 리버풀 홈페이지, 토트넘 트위터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손흥민(28·토트넘)이 리버풀 입단으로 화제를 모은 일본 국가대표 공격수 미나미노 다쿠미(25)와 잉글랜드 땅에서 첫 맞대결을 펼친다.

손흥민은 12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9~201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리버풀전 출격을 대기한다. 지난달 23일 첼시전 퇴장 징계로 3경기를 내리 쉰 손흥민은 지난 5일 미들즈브러와 FA컵 64강전에서 복귀전을 치른 데 이어 리버풀전을 통해 EPL 무대에도 돌아온다.

손흥민은 이날 미나미노와 새해 첫 ‘미니 한일전’도 겸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4년 일본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입단한 그는 황희찬과 동료로 지내면서 4시즌 동안 리그와 컵대회,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199경기를 뛰면서 64골 44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키 174㎝ 단신이나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 돌파와 예리한 슛을 무기로 한다. 특히 2선에서 중앙과 측면을 두루 소화하면서 위르겐 클롭 감독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지난 6일 에버턴과 FA컵 경기에서 ‘슛 1개’에 그치면서 혹독한 데뷔전을 치렀지만 클롭 감독은 “익숙하지 않은 팀에서 첫 경기를 했다. 훈련도 두 번밖에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전술) 이해력이나 축구 기술, 태도 등 우수했다”고 칭찬했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이 토트넘 최전방 원톱으로, 미나미노는 벤치에서 대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버풀에서는 사디오 마네와 호베르투 피르미누, 모하메드 살라가 공격진 선발로 나서리라고 봤다. 가용 자원이 충분하고 미나미노가 잉글랜드 축구에 적응할 기간이 필요한 만큼 컵대회에서 주로 선발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피드와 공간 침투가 좋은 미나미노의 활용 가치를 눈여겨본 클롭 감독이 후반 경기 상황에 따라 조기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클롭 감독은 미나미노를 에버턴전에서 피르미누가 뛰는 최전방에서 ‘가짜 9번’과 같은 역할을 맡겼다. 토트넘전에서 피르미누의 백업 요원으로 나설 수 있다. 잉글랜드에서 5시즌째 뛰는 손흥민이 자신을 롤모델처럼 여기는 미나미노 앞에서 존재 가치를 입증할지 관심사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골키퍼 휴고 요리스, 미드필더 탕기 은돔벨레 등이 일찌감치 부상으로 쓰러진 토트넘은 지난 2일 사우샘프턴전에서 ‘주포’ 해리 케인과 2선의 핵심인 무사 시소코까지 다쳤다. 특히 EPL에서만 11골을 터뜨린 케인은 햄스트링을 다쳐 3개월가량 팀을 이탈했다. 손흥민의 ‘한 방’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더구나 토트넘은 승점 30(8승6무7패)으로 리그 6위에 매겨졌는데 10위 아스널(승점 27)과 승점 격차가 3에 불과하다. 반면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첼시(승점 36)와 승점 격차가 5로 벌어져 있다. 후반기 초반 레이스에서 밀려나면 자칫 중위권으로 추락할 처지다. 리버풀은 20경기를 치른 가운데 19승1무 무패 가도로 선두 자리를 지키면서 ‘난공불락’의 전력을 뽐내고 있다.

토트넘은 ‘클롭 잡는 손흥민’의 기운을 기대한다. 손흥민은 지난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로 데뷔한 뒤 클롭 감독이 이끈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리버풀을 상대로만 6골을 터뜨린 적이 있다. 특히 독일 시절에만 5골을 넣으면서 ‘클롭 저격수’라는 애칭도 떠안았다. 위기에 빠진 토트넘 현실에서 이번에도 저격수다운 득점 본능을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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