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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호주 교포 이민우(21)가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먼저 경기를 마치고 그린 옆에서 지켜보던 누나 이민지(24·하나금융그룹)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짜릿한 순간을 만끽했다.
이민지 동생으로 더 잘알려진 이민우가 8일 호주 빅토리아주 비원헤즈에 위치한 서틴스 비치 골프링크스 비치코스(파72)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ISPS 한다 빅오픈에서 19언더파 269타로 생애 첫 우승을 따냈다. ISPS 빅오픈은 남자프로골프 유러피언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공동 주관 대회로, 같은 코스에서 남녀가 번갈아가며 티 샷을 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민우는 유러피언투어 소속으로, 이민지는 LPGA투어 소속으로 빅오픈에 참가해 남매가 모두 좋은 성적을 올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이민우는 강풍 속에서도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바꿔 4타를 더 줄였다. 17번 홀까지 1타 차 턱 밑추격을 해오던 호주의 라이언 폭스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따냈다. 1번(파4) 2번(파5)에서 연속 버디를 낚은 이민우는 4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우승을 가시권에 뒀다. 후반에는 파 행진을 이어가다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7부 능선을 넘었는데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1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우승 버디를 잡아내 프로데뷔 1년 만에 첫 승을 따냈다.
지난해 유러피언투어에 데뷔했다. 2019년 3월 사우디 인터내셔널에서 4위에 오른 뒤 유러피언투어가 선정한 ‘이달의 골퍼’로 선정되며 주목 받았다. 사우디 인터내셔널은 프로전향 후 출전한 두 번째 대회였다.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장타자로 2016년 아마추어 최고권위인 US 주니어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호주에 치른 호추 챔피언십 공동 3위가 최고 성적인데 ,두 달 만에 자신의 최고 성적을 경신하며 차세대 스타 자리를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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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이민지는 LPGA투어 ISPS 빅오픈 최종라운드에서 1타를 잃고 최종합계 6언더파 283타로 공동 6위를 기록했다. 먼저 라운드를 마친 이민지는 동생의 우승 장면을 지켜본 뒤 그린 위로 올라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축하했다.
한편 LPGA투어는 유독 호주에서 ‘가족 우승’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넬리 코르다가 호주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2012년 친언니인 제시카 코르다가 우승한 뒤 7년 만의 가족 우승으로 기록됐다. 재미있는 점은 코르다 자매의 부친인 페트르 코르다가 1998년 테니스 호주오픈 남자 단식을 제패했고 남동생 서배스천은 2018년 테니스 호주오픈 주니어 단식에서 우승을 따내 운동을 하는 가족 구성원 전원이 호주에서 한 차례 이상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이색 사연을 남겼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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