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전 선발 우완 이민우[포토]
KIA 선발투수 이민우. 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KIA 토종 선발 이민우(27)의 초반 흐름이 심상치 않다. 활약만 보면 ‘에이스’ 타이틀도 아깝지 않다.

KIA가 여전히 상위권 그룹을 지키고 있다. 지난 3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와 홈 경기에서 10-6으로 승리하며 3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최근 무서운 타격감을 뽐내며 5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던 LG를 상대로 거둔 값진 승리다. 31일 기준 KIA는 12승 11패 승률 0.522. 키움과 함께 공동 4위를 유지 중이다.

길었던 3연패를 멈춰준 것은 토종 선발 이민우의 호투였다. 이날 선발 등판해 7이닝 3안타 8탈삼진 2실점(1자책) 쾌투로 시즌 세 번째 승리를 챙겼고,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까지 기록하며 3연속경기 QS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탈삼진 8개는 올시즌 자신의 최다 기록이다. 이날 6회 1사까지 14명의 LG 타자를 모두 퍼펙트로 돌려세웠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스플리터 등 변화구도 적재적소에 잘 활용했다. 투구 수는 97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7km에 달했다. 이날까지 양현종과 함께 팀 내 최다승인 3승을 챙긴 이민우는 애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2승)보다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며 토종 선발의 한 축을 잘 책임지고 있다. 평균자책점도 3.23까지 끌어내렸다.

올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보직을 맡은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지난해 2승 6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43에 그쳤지만, 1년 만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성장했다. 올시즌 스프링캠프에서도 좋은 모습을 유지했고 맷 윌리엄스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일찌감치 4선발로 낙점받았다. 스프링캠프 기간 진행된 미국 독립팀과 연습 경기에서도 무실점 피칭을 이어왔을 만큼 꾸준했다. 5할대 승률을 목표로 ‘선발 야구’ 중요성을 강조했던 윌리엄스 감독의 방향성에도 잘 부합한다. 앞서 윌리엄스 감독은 “야구는 선발 투수에 의해 시작된다. 그런 부분에서 선발진 호투가 기쁘다. 우리팀 5명의 선발이 잘해주고 있고, 불펜도 뒷받침을 잘해주고 있어 이닝 관리가 수월하다”며 극찬한 바 있다.

믿을 만한 오른손 투수 등장이 절실했던 KIA에도 뜻깊은 수확이다. 윤석민 이후 눈에 띄는 오른손 토종 선발이 없어 아쉬움이 깊었던 KIA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윤석민은 2008년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했고, 2011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꼽힐 정도로 KIA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던 투수다. 이제 그 자리를 이민우가 채운다. 기대하지 않았던 토종 선발의 ‘에이스’ 둔갑이 더 반가운 이유다.

younw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