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롯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감사 콘서트 서울공연(이하 ‘미스터트롯’ 콘서트)이 결국 잠정 연기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나며 지자체의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그 과정은 아쉬움을 넘어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제작사 쇼플레이는 22일 “‘좌석 간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정부에서 권고하는 방역 지침을 기본적으로 지켰다”면서 “총 방역비용으로만 10억이 넘는 금액을 투입하면서 공연을 안전하게 진행하고자 노력했으나 공연 3일 전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결국 24, 25, 26 콘서트가 잠정 연기됐다”고 밝혔다.

덧붙여 “리허설을 하루 앞둔 상태에서 이런 통보를 받고 출연자와 수백여 명의 전 스태프들이 넋을 잃었다. 갑작스러운 행정기관의 통보에 무대, 음향, 조명을 비롯한 공연장비들과 3주간 공연을 진행하기 위한 물품들, 방역장비 등을 모두 공연장 안에 둔 상태로 사유재산에 대해 보호받지 못했다”며 “영세한 공연기획사가 감당해야 할 공연 제작비용 수십억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은 물론이고, 공연을 기다려온 팬들의 사회적 비용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러한 문제들을 깊이 있게 논의하지 않은 채 공연 3일전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처사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앞서 21일 송파구는“코로나19 의 예방 및 확산을 차단하고자 ‘감염병의 예방 및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공공시설 내 대규모 공연에 대하여 집합금지를 명령한다”며 행정명령 공고를 내렸다. 공고에 따르면 서울 올림픽공원 내 KSPO돔(올림픽 체조경기장)과 핸드볼 경기장은 각각 15000석, 5000석 규모의 대형 관람석을 갖춘 시설로 송파구는 밀폐된 공간에서 대규모 인원이 장시간 머무를 경우 감염병 전파 위험이 크다고 판단, 관련 법률에 의거해 공연 집합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는 실사용 좌석수와 별개로 공연장 규모에 따른 집합금지 행정명령이다.

현재 뮤지컬, 연극 등은 좌석 띄어 앉기, 손소독 등 철저한 방역 속에서 속속 공연을 재개하고 있다. 특히 같은 송파구 내에 1200석규모의 뮤지컬 전용관에서 21일에도 공연이 진행됐고 좌석 띄어 앉기 등 기본적인 방역조치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반대로 대중음악 공연은 더 철저한 방역을 시행한다고 밝혔음에도 개최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아 형평성 측면에서 맞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스터트롯 콘서트’ 측도 KSPO돔의 총 1만5000석 중 좌석 간격을 위해 5200석만 티켓을 발매하는 등 방역에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결국 이번 행정 명령으로 이런 수고가 무위로 사라질 위기를 맞이 했다. 단순히 좌석 간격이나 방역 대책에 대한 실제적인 기준이 아닌 좌석 수나 공간의 크기로 제한을 하는 것은 기준이 모호하다는 업계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내릴 결정이지만 본인들이 개최를 허가한 대형 공연을 개막 사흘을 앞두고 기획사와 사전 협의나 예고도 없이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는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개최하기로 했던 공연이 같은 이유로 세 차례 연기와 취소를 거듭했고 이번에도 취소가 결정이 나면서 공연 주최 측은 금전적인 큰 손실을 입게 됐고 공연을 기다려온 6만명의 팬들도 마찬가지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송파구청의 행정명령 배경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유독 대중가요 콘서트만 그 피해를 안고 있는 것 같다. 공연의 규모가 크고 인원이 많이 모인다는 이유로 그 대상이 되는 것 같다. 산술적으로도 1만 5000명 규모 공연장에 5200여명이 모이는 것과 1200석 공연장에 1200명이 모이는 것 중 무엇이 더 위험한지 모르겠다. 현장과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행정력 남용이자 탁상 행정”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JTBC ‘팬텀싱어3’ 갈라 콘서트 서울 공연은 공연 취소를 결정했고, 김호중 단독 팬미팅 역시 장소 이동이나 규모 축소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렸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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