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안하무인, 철면피, 인면수심. 모두 천서진 캐릭터를 설명할 수 있는 사자성어다. 이 파렴치한을 김소연은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내며 섬뜩함을 안겼다.


15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는 천서진(김소연 분)이 아버지 죽음을 방관하면서까지 청아재단 이사장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 한 악행이 그려졌다.


천서진은 그렇게 원하던 하윤철(윤종훈 분)과의 이혼에 성공했다. 하윤철이 고심 끝에 천서진의 이혼 제안을 받아들인 것. 천서진은 "위자료 70억 위자료이면 꽤 좋은 조건이야"라며 비아냥댔고, "후회 안 할 자신 있냐"는 하윤철 말에 "이제야 진짜 천서진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비웃었다. 이윽고 두 사람은 법원에서 서류를 접수하고 정식으로 갈라섰다. 이후 천서진은 아버지로부터 청아재단을 맡아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천서진은 주단태(엄기준 분)를 찾아가 이 사실을 모두 알리며 축배를 들었다.


한편 하윤철은 자신의 딸 하은별(최예빈 분)이 배로나(김현수 분)에게 자퇴를 종용하고 괴롭혔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며 충격에 빠졌다. 이를 천서진에 알렸지만 천서진은 "당신만 조용히 하면 된다"고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하윤철은 하은별이 자신과 오윤희가 불륜 관계라고 오해한 것이 괴롭힘의 시발점이 된 것 같다고 자책했고, 천서진은 "그러게 왜 그럴 일을 만들었냐"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하윤철은 배로나가 불륜설을 믿었다는 걸 오윤희(유진 분)에게도 알렸고, 오윤희는 이를 천서진이 꾸몄다는 걸 알고 복수극을 열었다. 오윤희는 천서진과 대면하는 자리를 만들어 "넌 불륜남도 주단태 회장(엄기준 분)을 진짜 사랑하나 보네. 상간녀 치고는 당돌하네"라며 자극했다.


이어 "이걸 꼭 알아야 될 사람이 있어서 모셨다"며 천서진 아버지를 불러들였다. 오윤희는 천서진 아버지에게 "잘 들으셨죠. 딸은 이혼녀에 불륜녀다"라고 일침했다. 천서진 아버지는 그 자리에선 천서진을 두둔했지만 이는 진심이 아니었다. 천서진 아버지는 청아재단 이사장 자리를 천서진에서 천서진 동생으로 변경하는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천서진 아버지는 천서진에게 "이 시간부로 청아재단에서 제명이고 상속 재산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부녀의 말다툼으로 번졌고, 천서진 아버지는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을 잃고 대화를 나누던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 천서진은 자신의 손을 잡아달라던 아버지의 손을 뿌리치고 아버지의 서류 가방 속 상속 문건을 손에 쥐고 도망쳤다. 천서진 아버지는 그렇게 숨을 거뒀다. 천서진은 집으로 돌아와 분노의 피아노를 치더니 "날 이렇게 만든 건 아버지니까 너무 억울해하지 마세요"라고 중얼거렸다.


김소연은 지금껏 눈을 부릅뜨는 강렬한 눈빛 연기, 저음과 앙칼진 고음을 오가는 목소리를 배합하며 천서진을 표현해왔다. 이를 통해 감정의 강약도 조절하면서 김소연 표 천서진 연기에 빠져들게 했다.


이에 더해 이날 연기는 김소연의 진가가 더욱 드러난 대목이 됐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압권이었다. 김소연은 분노와 회한, 비웃음이 섞여 형언하기 힘든 일그러진 표정 연기로 아버지 죽음을 방관한 심경, 욕망을 놓치기 싫은 비열함을 적절히 버무렸다. 김소연이 아니었더라면 극악무도한 천서진을 그 누가 이렇게까지 표현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 남은 회차에서 천서진 캐릭터가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 그 어떤 인물보다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S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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