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추신수, 특유의 빨간 장갑 끼고!
SSG 랜더스에 합류한 추신수가 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리는 KT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덕아웃에 앉아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울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BO리그 ‘루키’ 추신수(39·SSG)의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다. 입단 발표부터 팀 합류, 첫 훈련에 이어 첫 출장 시기조차 커다란 관심사다. SSG가 ‘신수 고저스(Shin-Soo Gorgeous)’의 이니셜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인 추신수가 화제의 중심에 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빅리그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슈퍼스타이니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모든 빛에는 어둠이 반대급부로 드리워진다. 지난달 1일부터 제주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주전 도약을 꿈꾸던 백업 외야수들은 좌절감이라는 어두운 그림자와 직면했다. SSG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가 입단한다는 발표가 났을 때 외야수 후보들은 눈에 띄게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중에는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는 선수도 있었다”고 솔직히 밝혔다.

[포토]추신수, 정의윤과 이야기 삼매경
SSG 랜더스에 합류한 추신수(오른쪽)가 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리는 KT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정의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울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추신수도 이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그는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후배들에 관한 질문에 깊은 한숨부터 쉬었다. 그는 “후배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포지션 중복으로 출전 기회를 박탈당하는 경험은 추신수도 했다. 그는 이 문제로 트레이드까지 됐던 기억이 있다. 메이저리그 시애틀에 입단했을 때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하고 태평양을 건넌 스즈키 이치로가 같은 팀에 둥지를 튼 탓에 어필 한 번 못하고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기억이 있다.

그래서 추신수는 “프로에서 경쟁은 당연한 일이다. 강한 경쟁이 있어야 동기부여도 된다”며 “실망하지 말고 항상 준비하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글자 한글자 꾹꾹 씹어 진심을 표현하려는 모습도 엿보였다. 그는 “정규시즌 144경기를 나 혼자 뛰기는 힘들다. 내가 경기를 나가는 게 당연한 것도 아니다. 나도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경쟁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들이 팀 안에서 커져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도 이런 경험이 있고, 그래서 더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다. 후배들에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늘 준비하고 있으면 반드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포토]SSG 오태곤, 아쉬운 도루 실패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 SSG의 연습경기 4회초 1사 1루 SSG 1루 주자 오태곤(왼쪽)이 2루 도루를 시도하다 롯데 유격수 김민수에 태그아웃되고 있다. 사직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가장 먼저 구장에 나와 제일 늦게 돌아가는 추신수의 루틴은 정글같은 메이저리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었다. 메이저리그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원정경기 조건 속에서도 추신수는 매일 아침 구장으로 출발하기 전 개인훈련을 하는 등 현재까지도 자신의 루틴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경기 감각을 찾기 위한 팀 훈련에서도 추신수는 자기만의 플랜대로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상상할 수 없는 강도의 경쟁을 뚫고 빅리그 클럽하우스 리더로 자리매김하기까지 흘린 땀은 추신수의 가장 큰 자산이기도 하다.

[포토]힘차게 스윙하는 추신수
SSG 랜더스에 합류한 추신수가 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리는 KT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울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프로선수라면 누구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어 한다. 스타는 만들어질 수 있지만, 무대에 오르려면 그만한 자격을 스스로 갖춰야 한다. 추신수의 합류는 SSG 외야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김 감독도 “처음에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던 선수들이 막상 추신수가 팀에 합류할 시점이 되니 평소와 다름없이 열심히 훈련을 하더라. 감독 입장에서는 주전급 외야 백업 자원을 세 명이나 보유하고 있게 된 거라 든든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신수가 외야수로 풀타임 활약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지명타자로 나설 때도 있고, 휴식을 취하는 날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 빈자리를 채워야하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이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모든 강팀은 주전 못지않은 백업이 만들어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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