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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 치주과 임현창 교수. 제공|경희의료원

치주질환이란 잇몸질환, 잇몸병, 풍치와 같은 말이다. 일부 어르신들은 입염, 잇염 등으로 말씀하시기도 하는데, 같은 질환을 칭한다. 잇몸이 붓고, 피가 나며, 치아가 흔들리는 증상이 치주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이렇게 뚜렷한 증상과 상반되게 치주질환은 ‘침묵의 병’ 혹은 ‘침묵의 암살자’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는 치주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되기 전까지는 환자 본인이 아주 예민하지 않으면 문제를 잘 알기 어렵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외래에서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원래는 잇몸이 좋았는데, 얼마 전부터 갑자기 안 좋아졌다”는 식의 말씀을 많이 하신다. 사실 임상 검사와 치과 방사선 사진 검사를 해보면, 환자 대부분은 증상을 얼마 전부터 느꼈는지는 몰라도 질환의 진행 자체는 꽤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었음을 보게 된다.

이런 치주질환의 특성 때문인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개한 2019년 ‘외래 다빈도 상병 통계’에서 치은염 및 치주질환은 총환자 수 1673만 명, 이에 대한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총액은 1조 5321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 수치는 환자 수와 급여비 총액에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치주질환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치료 후에도 정기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환자들의 생각과 달리, 치주과 영역에서는 ‘정기 관리’를 ‘치료의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를 치주과 의사들은 ‘유지 관리 치료 단계(supportive periodontal therapy)’라고 한다. 여기서 유지 관리란 치과에 정기적으로 내원하여 구강 상태 검진과 더불어 스케일링 등의 예방 치료를 함을 의미한다. 진단적인 측면에서도 한번 치주질환에 이환된 환자들이 잘 치료가 되고 성공적으로 치료 결과를 유지해도 이 환자들은 여전히 치주질환자로 간주된다. 여기에는 유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쉽게 재발하는 치주질환의 특성이 큰 몫을 한다.

위와 같은 치주질환의 특성은 지난해 코로나 창궐과 맞물려 많은 이의 구강 상태, 치주질환 상태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의료기관 이용이 크게 줄었으며, 치과 방문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임상에서도 많은 환자가 정기검진을 위해 내원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원을 취소하거나 미루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치주상태의 점진적인 변화는 환자 본인이 느끼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지난 한 해 치과 방문을 할 수 없었다면, 올해는 치과 방문을 하여 본인의 구강 상태를 검진받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에서는 만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일 년에 한 번 스케일링(치석 제거)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해주므로, 이를 이용하여 치주질환 예방 및 치주건강 유지·관리에 근간이 되는 스케일링을 꼭 받는 것이 좋다. 치주 상태에 따라 일부 환자들은 일년에 한 번 스케일링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스케일링의 빈도는 3개월, 4개월, 6개월 등으로 늘어날 수 있다.

40대를 넘어서면서 치주질환 유병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치과 방문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30대의 잇몸 상태가 60대 이후의 치아 개수와 관계 있다는 통계 결과가 있으므로 젊었을 때부터 치과 방문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작은 소홀함이 나중에는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경희의료원 치주과 임현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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