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293827_001_20220328111701712
.제94회 아카데미시상식 레드카펫의 배우 윤여정.사진|연합뉴스EPA

[스포츠서울|조현정기자] 배우 윤여정이 제94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수상자를 배려하는 시상으로 다시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윤여정은 28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섰다. 수상자인 청각장애를 가진 배우 트로이 코처에게 시상하기 전 “The Oscar goes to…”(오스카 수상자는…)이라고 말한 뒤 잠시 숨을 내쉬고 양손을 움직이며 수어로 수상자를 호명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걸 들을 수 없는 코처를 배려해 능숙하지 않아도 수어로 수상을 알린 것이었다. 윤여정은 코처가 수상소감을 말하는 동안 감격하는 표정으로 그를 축하해줬고, 양손으로 수어를 해야 하는 코처가 수상소감을 전하는 동안 트로피를 대신 들어주기도 했다.

영화 ‘코다’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아버지 프랭크 역으로 생애 처음 오스카 후보에 올랐다가 수상까지 한 코처는 윤여정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객석에 앉은 참석자들도 박수 대신 양손을 들어 제자리에서 흔드는 수어로 그의 수상을 축하했다.

코처는 유력 수상후보로 꼽혔고, ‘파워 오브 도그’의 제시 플레먼스, ‘벨파스트’의 시아란 힌즈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윤여정은 전년도 수상자를 시상자로 초대하는 아카데미 관례에 따라 시상자로 올해 시상식 무대를 밟았다.

시상에 앞서 “어머니께서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씀을 하시곤 했는데, 그 말을 들었어야 했다”며 “작년에 여우조연상을 받았을 때 사람들이 내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걸 보고 불평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내가 읽어야 할) 후보자들 이름을 보니 이름 발음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며 “발음 실수에 대해 미리 사과드린다”고 재치있게 말하자 객석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무대에 나서기 전 레드카펫에서 올림머리와 검은색 드레스 차림에 유엔난민기구(UNHCR)의 난민 캠페인을 지지하는 뜻이 담긴 파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리본에는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 진행하는 캠페인 ‘#WithRefugees’(난민과 함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hjch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