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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우투수 김시훈이 지난 3일 창원 SSG전에서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올라 투구하고 있다. | NC 다이노스 제공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반전이 보인다. 좀처럼 나오지 않았던 1차 지명 투수 성공 사례가 다가온다. 시범경기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며 필승조 진입도 바라보고 있다. NC 우투수 김시훈(23)이 입단 4년 만에 굵직한 시작점을 찍었다.

김시훈은 지난 3일 창원 SSG전에서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2018년 1차 지명 입단 후 처음 정규시즌 1군 마운드를 밟아 1.1이닝 3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150㎞ 강속구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커브, 그리고 결정구로 손색이 없는 스플리터를 구사해 마운드를 지켰다. 긴장할 수 있는 1군 데뷔전에서 경쟁력을 증명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물음표가 붙었다. 지명 당시 구단의 시선도 즉시전력감보다는 미래를 향했다. 프로 입단 2년차였던 2019년 퓨처스리그에서 평균자책점 6.07로 고전했고 다음해 현역으로 군복무에 임했다.

하지만 군전역 후 달라졌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퓨처스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순조롭게 페이스를 올렸다. 지명 당시 “150㎞를 던질 수 있는 투수”라는 평가가 “150㎞가 확실한 투수”로 바뀌었다. 올해 캠프에서는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로 꼽혔고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1.35로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더할나위없는 1군 데뷔전을 치렀다. SSG 베테랑 김강민을 상대로 150㎞ 패스트볼, 곧이어 117㎞ 커브를 던져 카운트를 선점했다. 이후 스플리터로 김강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음 타자 박성한과 이재원 또한 김시훈의 스플리터에 헛스윙으로 물러났다. 3K로 1이닝 퍼펙트, 다음 이닝에도 등판해 김성현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 완벽하게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졌다.

좀처럼 연고지역 1차 지명 선수와 인연을 맺지 못해온 NC다. 타구단 1차 지명 선수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팀의 주축 선수로 올라선 것과 달리 NC는 1차 지명을 받은 연고지역 선수가 입단 후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드래프트 당시에는 1차 지명자로서 주목받았으나 몇 년 만에 방출된 선수도 있다. 유망주 풀이 다른 연고지에 비해 부족했고 2020년 정상급 유망주를 지명했으나 예상치 못했던 이슈로 지명을 포기하고 말았다. 지난해를 끝으로 1차 지명이 사라진 배경에는 NC, 한화가 겪은 불균형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물론 아직 성패를 논하기는 이른다. 김시훈이 1차 지명 잔혹사를 바꿔놓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타이밍도 맞는다. 올시즌 NC는 필승조를 재편했다. 이용찬, 원종현이 중책을 맡지만 20대 투수들의 비중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NC가 승수를 쌓는 과정에 김시훈의 홀드가 자리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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