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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로 나선 정찬성이 소리를 지르며 제자인 박재현을 독려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기자] “후배들의 경기에는 반드시 세컨드로 나선다.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멋진 사나이다!”

29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AFC(앤젤스파이팅챔피언십) 19가 열렸다. 이날 메인이벤트는 헤비급 타이틀전으로 51세의 최무배가 자신보다 16살 어린 손혜석을 2라운드 펀치에 의한 TKO로 승리하며 생애 처음으로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코메인이벤트는 웰터급 잠정타이틀전으로 ‘스턴건’ 김동현의 제자인 ‘강철부대’의 스타 김상욱이 안재영을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이날 많은 스타 파이터가 화끈한 경기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가장 눈길을 끈 스타는 ‘코리안좀비’ 정찬성이었다.

정찬성은 지난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열린 UFC 273에서 생애 두 번째로 타이틀에 도전했지만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의 벽에 막혀 4라운드에 레프리 스톱에 의한 TKO로 패했다.

당시 외신은 정찬성의 분투에 칭찬을 했지만, 완벽한 패배로 정찬성에게는 상처만 남았다. 압도적인 실력 차이로 은퇴성 발언을 하는 등 선수 생활 중 최악을 맛봤다.

커리어 사상 최악의 패배로 은둔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정찬성은 AFC 19에 후배 박재현의 세컨드로 나타나 관중들을 놀라게 했다. 볼카노프스키와 대결을 한 지 20일도 안 됐기 때문에 그의 등장에 대회장은 술렁거렸다.

패배의 아픔이 컸음을 팬들도 알 수 있었기 때문에 그의 등장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찬성은 팀의 감독으로서, 팀의 세컨드로서 박재현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끝없이 작전을 주문했고, 박재현은 그에 응답이라도 하듯 상대인 박승현에게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둬 스승을 기쁘게 했다.

경기가 끝난 후 정찬성은 관중들의 환호에 일일이 손을 들어 응답했고, 박재현의 엉덩이를 툭 치며 ‘잘했어’라는 한마디를 하며 퇴장했다.

감동의 여운일까, AFC의 한 관계자는 “정찬성은 후배들의 경기에는 반드시 세컨드로 나선다.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멋진 사나이다”라며 엄지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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