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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매회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시청률 13%를 돌파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는 다양한 고래가 등장한다. 소설 ‘모비딕’에 등장해 친숙한 향고래, 귀여운 생김새로 인기가 좋은 돌고래를 비롯해 범고래, 대왕고래, 혹등고래, 상괭이까지 가짓수만 해도 엄청나다. 여기에 우영우(박은빈 분)의 고래 강좌가 펼쳐지면, 이 작품이 그의 성장기인지 고래 헌정 드라마인지 헷갈릴 정도다. 그만큼 극에서 ‘고래’라는 소재가 많이 활용된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고래가 곧 우영우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우영우의 방 안에는 고래로 된 소품들이 가득하고, 그가 기막힌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면 커다란 고래가 광활한 바다를 헤엄치다 치솟는 상상이 이어진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헤드폰으로 고래 울음소리를 듣는 그를 따르는 것 역시 고래다.

특히 6회에서 이러한 비유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는 반응이 나온다. 우영우는 죄를 지었지만 딸이 자신을 기억할 때까지 도망친 계향심(김히어라 분)을 보면서 고래사냥법을 이야기했다. 특히 “고래들은 지능이 높다. 새끼를 버리지 않으면 자기도 죽는다는 걸 알았을 거다. 그래도 끝까지 버리지 않는다. 만약 내가 고래였다면 엄마도 날 안 버렸을까”라는 그의 대사는 친모 태수미(진경 분)와의 결말에 대한 실마리로 언급되고 있다.

이처럼 고래의 비중이 상당하다 보니 고래 컴퓨터그래픽(CG)조차 뜨거운 관심을 얻는 분위기다. 영화 못지않게 퀄리티 높은 CG는 영상미를 책임지는 것은 물론, 보는 재미를 더한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후반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웨스트월드 황진혜 슈퍼바이저는 25일 스포츠서울에 “드라마 속 고래들은 영우와 감정을 교류한다. 실사 고래를 넣으면서도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건 실사처럼 보이되 영우의 감정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상적인 이미지였다. 이를 위해 하늘도 청량하게 바꾸고, 실제 고래보다 좀 더 밝게 색감을 줬고, 영우와 교감하는 신들을 대비해 고래의 눈동자도 신경 써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빌딩 밖에서 하늘을 유영하는 고래는 우영우가 보는 작품 속 고래가 마치 실사로 나타난 것처럼 이어져서 나오면 어떨까 해서 작품 속 포즈부터 시작해 돌면서 나오는 움직임을 주는 등 각각의 장면에 맞춰 고래의 움직임에도 의미를 만들었다. 또한 수중에 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미리 조명을 어떻게 세팅하고 촬영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촬영 전부터 많은 준비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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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음이 가는 고래로는 3회에서 실루엣으로 나오는 혹등고래를 꼽았다. 황 슈퍼바이저는 “지금까지 나온 작업 중에서는 많이들 좋아해 주신 3부에 우영우가 사직서를 출력할 때 나오는 혹등고래의 실루엣 신이 인상적이었다. 촬영할 때 현장 상황이 달라져서 내가 생각한 콘셉트의 실루엣을 표현하기 어려웠는데, 다행히 아티스트들이 영우와 슬픔을 공유하는 혹등고래의 느낌을 잘 표현해 주셨다. 간 유리와 나무 창틀의 프레임 너머로 은은하게 들어오는 혹등고래가 그림자 느낌의 원래 콘셉트보다도 더 잘 표현된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드라마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우영우가 사용하는 고래 관련 물품마저 완판 행진이다. 우영우가 사용하는 물건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고래 모양 자체가 대중적인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더욱이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분위기다. 그의 방에 놓인 탁상시계는 원목시계를 제작·판매하는 일본 업체의 상품이다. 현재 이 제품은 품절됐으며, 다음 물량은 9월 말 완성될 예정이다. 그가 가방에 달고 다니는 키링 역시 국내에서 구매하려면 재입고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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