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초 선두타자 홈런, 오지환[포토]
LG 6번타자 오지환이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LG트윈스와 SSG랜더스의 경기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우월 1점홈런을 터트린후 홈인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문학=윤세호기자] 경쟁자이자 동업자다. 8살 어린 후배라도 장점을 유심히 바라보면서 새로운 자극을 받고 기량을 향상시킨다. LG 베테랑 유격수 오지환(32)이 그렇다. SSG 라이징스타 유격수 박성한(24)을 치켜세우며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둘다 올시즌 최고 유격수를 바라본다. 지난 26일까지 오지환은 87경기 타율 0.255 16홈런 1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91을 기록했다. 박성한은 86경기 타율 0.324 2홈런 11도루 OPS 0.798이다. 기록에서 드러나듯 정확성에서는 박성한, 힘에서는 오지환이 우위다.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가 계산한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에서는 오지환이 3.22 박성한은 3.34다. 타격지표 OPS, 메이저리그(MLB)처럼 정확하지는 않지만 수비 지표를 포함한 WAR에서 두 유격수가 호각세다.

26일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대결에서는 오지환이 웃었다. 6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한 오지환은 2회와 3회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3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한 박성한은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물론 단 한 경기로 두 유격수의 우위를 결정할 수 없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50경기 이상이 남았고 양팀 맞대결도 28일 포함 6경기가 남았다. 오지환과 박성한은 정규시즌 종착역에 닿는 시점까지 골든글러브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다.

오지환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후배에게 박수를 보냈다. 26일 경기 후 그는 “경쟁을 의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박성한 선수가 활약하는 모습은 꾸준히 보고 있다”며 “정말 훌륭한 친구다. 나보다 수준 높은 선수라는 생각도 든다. 색깔이 서로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기록에서 드러난 것처럼 “내가 장타라면 박성한 선수는 안타와 정교함이 뛰어나다. 정교함에서는 박성한 선수가 한 수 위”라며 “수비는 동등하다고 본다. 수비 범위도 넓고 수비 임할 때 생각도 깊다”고 밝혔다.

박성한은 지난 24일 잠실 두산전 6회말 2사 2루에서 안권수의 바운드된 타구를 다이빙 캐치해 2루 주자의 홈태그 아웃을 이끌었다. 일반적으로는 타자주자를 의식해 1루 송구에 들어가지만 박성한은 2루 주자 안재석이 3루로 내달리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빠르게 3루로 송구했고 박성한의 송구를 의식하지 못한 안재석은 홈까지 달리다가 태그아웃됐다. 5-5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5-4로 6회가 종료됐다. SSG는 1점차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병살처리로 8회초 수비 마무리하는 박성한\'[포토]
SSG 유격수 박성한이 지난 6월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SSG랜더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 8회초 1사 1루 두산 8번타자 양찬열 내야땅볼때 1루주자 박계범을 2루포스아웃시킨후 1루로 송구해 병살처리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오지환은 “젊은 유격수가 나오면 비교를 하게 된다. 같은 주전 유격수니까 ‘이 친구가 나보다 나은 게 무엇인지, 나는 이 친구보다 어느 부분은 더 잘해야겠다’와 같은 생각을 한다. 굳이 이기고 압도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닌 ‘이 친구가 이런 색깔을 지닌 유격수라면 나는 좀 더 다른 색깔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동일한 포지션 선수를 바라보며 느끼는 부분을 털어놓았다.

둘다 한국 야구의 현재이자 미래다. 오지환은 지난해 도쿄올림픽 국가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2023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비 엔트리에는 오지환과 박성한이 나란히 이름을 올릴 것이다. WBC에 앞서 연말에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린다. 누가 황금장갑을 수상해도 아낌없이 박수칠 수 있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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