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혁 은퇴 헹가레
인천 유나이티드의 베테랑 미드필더 정혁(36)이 16일 저녁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22 K리그1 37라운드에 후반 중반 마지막으로 교체 출전한 뒤, 은퇴식에서 후배들의 헹가레를 받고 있다.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인천=김경무전문기자] “처음 여기서 데뷔했는데, 마무리를 여기서 할 수 있어 너무 영광스럽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이천수 선배님 다음으로 7년 만에 열리는 은퇴식이라고 들었다. 영광스럽다. 구단 관계자, 감독님,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베테랑 미드필더 정혁(36). 그가 16일 저녁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22 K리1 37라운드를 마치고 그라운드와 결별했다. 그는 이날 벤치를 지키다 후반 26분 이강현과 교체 투입돼 프로선수로서 마지막으로 투혼을 불살랐다. 인천은 후반 17분 완델손에게 먼저 골을 내줬으나, 후반 33분 김보섭의 골로 1-1로 비겼다.

지난 14동안의 K리그 선수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자리. 인천에서 뛴 건 6시즌이지만, 이날 그의 감회는 남달랐다. K리그 통산 261경기에 출전해 23골 18도움의 성적을 남긴 그였다.

정혁 은퇴 회견
정혁이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 앞서 인터뷰룸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구단 제공

이날 경기에 앞서 인터뷰룸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 정혁은 ‘현역을 계속할 수 있는 몸상태인데 은퇴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인천이 작년에 조기 잔류하고, 올해 파이널A로 올라가서 자리가 잡혔다고 생각한다. 인천을 떠나 있을 때 마음이 아팠다. 이제 인천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왔다. 후배들이 이번에 파이널A 경험을 쌓아서 기쁘다. 마음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가장 돌아가고 싶은 순간’과 관련해서 그는 “2009 시즌 문학경기장 데뷔전, 데뷔골이었다. 꿈꿔왔던 곳에서 데뷔할 수 있었다.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너킥 때 득점했다. 플레이오프 때까지 그 흐름을 유지해서 올라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서는 “2009년 때 승부차기 실축이 아닐까 한다. 어린 나이에 큰 경기에 감독님께서 넣어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한 것 같다. 지금은 넣을 것 같다. 그 실축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더 좋은 활약을 위한 발판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정혁은 인천과 함께 전북 현대에서도 뛰었다. 이에 대한 느낌과 관련해서 정혁은 “인천에서도 99경기 뛰었지만, (두팀은) 엄마 아빠 같은 느낌이다. 인천에서 성장해서 전북에서 결과와 경험을 얻었던 것 같다. 무조건 인천으로 돌아올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두팀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너무 크다. 두팀 모두에서 은퇴식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고 했는데,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어 영광이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정혁은 “올해 (이)명주가 왔는데, 발 맞출 기회가 많이 없어서 아쉬웠다. 오늘 명주랑 함께 해서 인천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선물하고 떠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혁은 이날 은퇴 기자회견에 앞서 팬, 사무국 직원, 기자들에게 모두 떡을 돌렸다. 이에 대해 그는 “항상 받기만 했다. 감사 인사를 어떻게 해야할까 하다가 아내가 준비를 잘 했다. 준비해준 아내에게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축구 2막 인생’에 대해 “송도로 이사 왔다. 송도에서 아이가 잘 크고 있다. 지도자 공부를 하고 있고, 행정 쪽에도 관심이 있다. 축구로 계속 살아가고 싶다. 기회가 되면, 어느 자리든 내가 받은 만큼 돌려줄 수 있는 제2의 인생을 살고 싶다”고 했다.

정혁은 끝으로 인천 팬들에 대해 “돌아왔을 때 따뜻하게 환영해주시고, 거기에 조기 잔류라는 선물을 안겨줄 수 있어서 감사했다. 올해도 경기장 안팎에서 애정 많은 팬들이 격려도 해주고, 응원해 주셨다. 박수 받을 수 있어서 팬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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