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일때 떠나자\' 은행 희망퇴직 급증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홍성효기자] 은행주는 만년 저평가라는 말을 깨고 외국인과 기관이 은행주를 연초 이후 7000억원어치 넘게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주식을 총 7340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신한지주의 외국인·기관 순매수액이 229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금융(2180억원)과 하나금융지주(2072억원)도 2000억원대를 넘어섰다. 특히 외국인은 전 거래일인 16일 하루동안 신한지주 주식을 총 757억원어치 순매수해 삼성전자(670억원)보다 더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과 기관의 금융지주 매수세에 주가도 급등했다. 연초 이후 하나금융지주는 4만800원에서 5만2600원으로 상승해 28.92%나 뛰었으며, 신한지주(27.7%), KB금융(26.05%), 우리금융지주(18.22%)도 주가가 고공 행진했다.

한국거래소가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해 기업은행, 카카오뱅크 등 은행업 대표종목의 주가 흐름을 토대로 산출하는 KRX 은행 지수는 21.1% 급등했다. J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도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10∼20%대 상승률을 보였다.

은행주의 상승세를 이끄는 핵심 동력은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과 금융지주사 자체 주주환원정책 강화다. 여기에 탄탄한 실적과 저평가 매력이 더해지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가 이어진 것이다. 먼저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시장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 은행지주사들이 낮은 주주환원율로 인해 저평가됐다며 주주환원 비율 50%대 상향을 요구한 것이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 측은 금융지주사들이 주주환원정책 확대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주총 대결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또 지난 2일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은행지주 7곳을 대상으로 주주환원정책 요구 공개서한도 발송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은행주들의 좋은 분위기가 계속될것이라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 단기 반등 폭이 컸지만, 배당 기대감은 2월초 은행 실적 발표 시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계속되고 있는 외국인들의 은행주 매수세 등의 수급 상황, 여기에 매크로 관점에서는 부동산 PF 등 신용리스크 확대를 막기 위한 정부의 각종 지원 정책 발표 및 금리와 환율 지표들의 안정화 현상 등을 감안시 당분간 은행주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hhong082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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