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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우리 빙상 지도자들, 음주나 선수폭행 등 비리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몇명 없는 것 같네요. 차라리 외국에서 지도자를 영입해 대표팀을 맡겨야 할 것 판입니다.”지난 2020년 초반 일이다. 삼성그룹이 손을 뗀 뒤 회장이 공석중이던 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때였다. 당시 김홍식 위원장(광주 동신대 교수)이 대략 이런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필자는 기억하고 있다.
당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지도자를 뽑기 위해 관리위 회의를 열었지만, 후보자들 중 적임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깨끗한 후보는 거의 없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국 빙상계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실이어서 씁쓸했다.
손세원 감독의 사퇴로 공석중인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 선임을 두고 최근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결국 성남시청은 ‘합격자 없음’으로 문제를 봉합했다. 최민정 등 소속팀 선수 6명이, 코치 발표 당일인 지난달 31일 새벽 SNS를 통해 ‘코치 채용에 대한 선수입장’을 전면 공개하고 나선 속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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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서는 ‘선수들의 갑질’이라는 비판 의견도 나왔지만, 절박한 상황에 몰린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몸부림이었다고 판단된다. 오죽 했으면 새벽에 그렇게 의사표현을 했을까 싶다.
이번 코치 선임에는 과거 ‘젊은빙상인연대’를 만들어 빙상계 개혁을 외치던 A씨도 관련돼 있다. 그도 이번에 코치직에 지원했다. 그는 빙상계에서는 논란의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여당 정치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빙상계에서 개혁적인 인물임을 자처했다. 그러던 그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는, 문 대통령의 불공정에 실망했다며 3월 SNS를 통해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합니다’고 과감히 밝혔다.
그런 그가 이번에 성남시청 코치직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 큰 논란을 빚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와중에 빙상지도자연맹은 지원자 면접 다음날인 지난달 13일 일부 언론에만 보도자료를 뿌려, 코치직에 지원한 빅토르 안(안현수)과 김선태 등 두 지도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였지만 그 의도는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빙상계에서 나왔다. 빙상지도자연맹 회장이 과거 젊은빙상인연대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으며, A씨와도 친한 사이라는 지적이었다.
빙상계 내부에 정통한 한 인사는 “안현수와 김선태를 저격한 것은, A씨를 돕기 위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은 2022~2023 시즌 월드컵 무대에서도 숱한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 최강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김길리 이동현 등 유망주들도 최근 세계주니어대회에서 각각 남녀부 3관왕에 올랐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하고 욕심 많은 지도자들이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어둠의 세력’들이 빙상계 판을 흐리고 있는 것이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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