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시중은행 영업점에 대출금리 안내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홍성효기자] 경기둔화로 인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이에 따라 은행권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NH농협·우리·하나)의 지난 1월 신규 연체율은 평균 0.09%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신규 연체율 평균(0.04%)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신규 연체율은 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말 기준 대출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새로운 대출 부실이 얼마나 발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연체율은 가계와 기업 구분없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대 은행의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6월 0.04% 수준을 보이다가 12월과 올해 1월에는 0.07%까지 올라왔다. 기업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6월 0.04%에서 지난 1월 0.10%까지 치솟았다.

연체율은 은행 여신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NH농협·우리·하나)의 평균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지난해 9월 0.21%에서 지난 1월 0.24%로 상승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은행 총여신 중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로 은행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아울러 중·저신용자 고객이 많은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연체 대출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 은행 3사의 1개월 이상 연체 대출 잔액은 2915억9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말(1062억원)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0.49%로 1분기 말 대비 0.23%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36%로 같은 기간 0.11%p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67%로 1분기 말보다 0.19%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12%p 오른 0.76%였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3분기 말 연체율은 1분기 말보다 0.26%p 오른 0.30%,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19%p 오른 0.23%였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연체율을 아직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케이뱅크가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인터넷은행들은 지난해 금융당국에 제출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에 집중했었다. 고금리 상황에서 중저신용자들의 상환 여력이 악화하면서 건전성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권 연체율 상승 추이를 주시하며 취약차주에 대한 선제적 지원 및 건전성 확보를 위한 리스크 관리 방안을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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