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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 놓여진 계단. 아주 옛날 안장왕과 한씨부인이 밀어를 나눴을 지도 모르는 곳이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고봉산(高峰山)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과 성석동에 걸쳐 있는 산입니다.

고도가 203m 밖에 안되지만, 고양시에서는 가장 높은 산입니다. 즉 고양시의 대부분이 평지라는 뜻입니다.

정상에 오르면 고양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 때문에 전망대는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게 두 개로 만들었습니다.

삼국시대 고양시는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고구려, 신라, 백제가 서로 차지하려고 으르렁 댔습니다.

고봉산에는 전설이 내려오는데, 한씨부인과 고구려 안장왕의 애틋한 이야기입니다.

고구려 22대 왕인 안장왕이 세자시절 백제에 빼앗긴 고양시를 탈환하기 위해 잠입했다가 절세 미녀로 소문난 과부 한씨부인을 만나 사랑을 나눕니다.

안장왕은 임무를 마치고 고구려로 귀국하며 한씨부인에게 사랑을 맹세합니다.

당시 고양시의 군수도 한씨부인에게 빠져 사랑을 요구하지만, 한씨부인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한씨부인은 커다란 고충을 겪지만, 절개를 지키며 안장왕이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결국 안장왕이 군사를 이끌고 고양시에 쳐들어올 때 한씨부인이 고봉산에 올라 횃불을 켜 안장왕을 돕고, 두 사람은 뜨겁게 재회한다는 전설입니다.

고봉산이라는 이름도 한씨부인이 봉우리 정상에서 봉화를 올렸다는 것에서 기인합니다.

이후 한씨부인과 안장왕의 이야기는 구전되며 모든 국민이 사랑하는 ‘춘향전’의 원조가 됩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러브스토리는 이렇게 고구려의 씩씩한 왕자와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여인 때문에 태어났습니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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