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와 김기동 감독의 이야기다.

김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5라운드 전북 현대와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포항(승점 11·8골)은 5경기 무패(3승2무)를 질주하게 됐다. 2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11·11골)에 다득점에서 뒤져 3위에 자리했다.

포항은 이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다녀온 이호재가 이탈했다. 이호재는 후반 조커로 출격해 4경기에서 3골을 넣었기에 그의 공백이 예상됐다. 김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제카가 아닌 이승모를 선택했다. 이승모는 지난해 9월 발목 부상으로 긴 재활 기간을 보냈다. 이날이 복귀전이었는데, 미드필더 이승모를 먼저 내세웠다. 그리고 왼쪽 측면 공격수엔 2003년생 미드필더 조재훈이 출격했다. 조재훈도 올시즌 첫 선발 출전이었다. 미드필더 성향을 보이는 두 공격수를 배치해 전북의 중앙 공격을 틀어막겠다는 심산이었다.

실제 이승모와 조재훈은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넓은 활동 반경으로 전북의 공격을 무디게 했다. 공격 전개에서는 아쉬움이 있었으나, 제 몫은 충분히 다했다고 봐야 한다. 전반 16분 류재문의 중거리 슛이 포항 수비수 심상민의 몸을 맞고 굴절돼 실점했지만, 전체적인 수비는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수 제카와 백성동을 동시에 집어넣었다. 후반 20분에는 김승대까지 투입했다. 제카가 최전방에서 공을 받아주고 백성동과 김승대를 활용해 전북의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후반 12분 결실을 봤다. 정재희~고영준로 이어진 패스를 받은 신광훈이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침투하던 백성동이 왼발로 침착하게 마무리 동점을 만들었다. 제카에게 쏠린 시선을 완벽하게 활용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엔 백성동의 크로스를 제카가 정확한 헤더로 마무리, 승점 3을 따내는 쐐기골이었다. 김 감독의 용병술이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김 감독인 이 외에도 후반 31분 박찬용을 투입해 전북 구스타보의 제공권을 제어하는 데 힘썼다.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박승욱을 오른쪽 측면으로, 신광훈을 중앙 미드필더로 재배치했다. 일대일 마크 능력이 뛰어난 박승욱에게 전북의 안드레 루이스와 문선민의 수비를 맡겼다. 결국 전북은 이후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전북이 잘하는 중앙 공격을 막고, 후반 들어 연이은 공격 카드와 수비수들의 위치 변화로 재미를 봤다. 김 감독은 탁월한 용병술과 유연한 대처 능력이 강점인 지도자다. 어느덧 포항에 부임한 지도 5년 차인 김 감독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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